익명에 숨은 한마디, '너 분신'…살해 협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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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에 숨은 한마디, '너 분신'…살해 협박일까

로톡뉴스 2026-06-30 10:47: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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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게시판에 '너 분신시킬 수도 있다'는 협박 댓글을 단 네티즌이 고소 위기에 처했다. / AI 생성 이미지

완전 익명 게시판에서 '너 분신시킬 수도 있다'는 댓글을 남겼다가 고소 위기에 처한 네티즌의 사연이 전해졌다.

겁이 나서 글을 삭제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으며 IP 추적으로 신원 확인이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다만, 협박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므로, 피해자와의 합의가 가장 중요한 해결책으로 떠오른다.

"너 분신시킬 수도 있어"...익명게시판 댓글 한 줄의 파장

사건은 완전 익명으로 운영되는 한 인터넷 게시판에서 시작됐다. 자신의 글에 동조하지 않는 댓글이 달리자, A씨는 감정적으로 대응하며 "너 분신시킬 수도 있어"라는 한 줄짜리 답글을 남겼다.

이를 본 상대방은 즉시 고소를 선언했고, 겁이 난 A씨는 해당 댓글을 삭제했지만 불안감에 법률 상담을 구하기에 이르렀다.

아이디나 닉네임조차 없는 '익명1', '익명2'로만 표시되는 공간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변호사들 "협박죄 가능성...IP 추적 가능해"

법률 전문가들은 익명성에 기댄 발언이라도 협박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다미 변호사(법무법인 LKB평산)는 "인터넷상에서 모욕이나 명예훼손을 하는 경우와 달리 협박죄는 상대방의 인적사항이 인터넷상에 공개되지 않더라도 혐의가 성립한다"고 지적했다.

상대방이 누구인지 몰라도, 공포심을 유발할 수 있는 해악을 고지(알려줌)했다면 죄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 역시 "협박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며 "익명성이 보장된 게시판이라 하더라도 수사기관은 IP 등을 통해 작성자를 추적할 수 있으므로, 게시글 삭제만으로 사안이 종결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경솔한 발언이었다는 점과 반성의 태도를 보이며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감정적 욕설'인가 '해악의 고지'인가

법적으로 '분신' 발언은 어떻게 해석될까? 형법 제283조는 사람을 협박한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여기서 '협박'은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해악을 알리는 것을 뜻한다.

A씨에게 불리한 점은 '분신'이라는 표현이 상대방의 생명·신체에 직접적인 해를 가하겠다는 내용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실제로 해를 가할 의사가 없었더라도 상대방이 그 의미를 인식했다면 협박죄는 성립할 수 있다.

반면 A씨에게 유리한 주장도 가능하다. 법원은 행위자의 말이 단순한 감정적 욕설이나 일시적 분노 표시에 불과하고, 가해 의사가 없음이 명백할 때는 협박으로 보지 않는다. 익명 게시판 언쟁 중 나온 1회성 발언이라는 점, 서로의 신원을 모르는 상태라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 등은 A씨가 내세울 수 있는 방어 논리다.

가장 현실적인 해법은 '피해자와의 합의'

수사나 재판까지 갈 경우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실무적 해법은 따로 있다. 형법 제283조 제3항에 따라 협박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따라서 A씨가 고소를 피하거나, 고소되더라도 사건을 조기에 종결할 가장 확실한 방법은 피해자와 합의하여 '처벌불원서'를 받는 것이다. 댓글을 삭제한 행위는 범죄 성립 자체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사과와 합의 과정에서는 반성의 태도를 보여주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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