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21일 오후 2시 45분
불라와요에서 마씽고 가는 버스
짐바브웨도 아마 크리스천이 대부분인 것 같다. 터미널은 차고지인 듯, 버스가 터미널에서 나와 마을 정류소에서 정차했다가 사람들을 태우고 간다. 진짜 출발을 하기 전에 목사님이 올라와서 한바탕 큰 소리로 기도를 하고 십자가 성호와 함께 돈을 걷었다. 사람들은 낡은 옷 주머니에서 센트를 몇 개씩 꺼내서 헌금했다.
다음 정류장에선 장님 할아버지와 목청 좋은 목사님이 한 팀이 돼서 노래를 시작했다. 목사님이 우렁차게 기도를 하고 할아버지는 구슬픈 노래였지만 일단은 귀가 아프게 시끄러웠다. 매번 정류장마다 돈을 내니까 이젠 사람들도 꺼낼 돈이 없었는지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다. 할아버지는 돈을 받을 때까지 노래할 심산인 듯 버스 머리와 꼬리까지 통로를 계속 왔다 갔다 했다.
맨 뒷자리에 앉은 나는 동전을 드릴 생각이었는데 할아버지가 눈이 안 보여 내 자리까지 자꾸 못 오고 돌아가는 바람에 헛 고생을 하는 것 같았다. 올 풀린 낡은 니트와 재킷을 겹겹이 껴입은 할아버지가 안쓰러웠지만 이렇게 돈 벌러 나온 마음이 대견하기도 했다.
그래. 우리는 모두 돈을 벌어야만 살 수 있다. 나는 다만, 하루를 먹고 사는 양보다 조금 더 많이 벌었었고, 그 남는 분을 저축해놨다가 이곳으로 떠나온 것이다. 그래도 저들보다 너무 많이 누리고 사는가 싶어 죄책감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단지 저축한 거다, 저축한 거다라고 혼자 변명을 했다.
돌아온 할아버지 양철컵에 주머니 속 동전을 다 꺼내 넣었다. 그래봤자 25센트. 동전 세 개가 쨍그라랑~ 울리니까 그제야 노래를 멈추시고 내 옆에 앉는다. 분명 자리가 없었는데 생겨서 할아버지와 몸을 붙이고 앉았다. 창문 햇살에 데워진 할아버지의 스웨터. 할아버지도 어딘가 가는 길이었나보다.
버스에 평온이 찾아오고 곧 출발했다.
여성경제신문 윤마디 일러스트레이터
madimadi-e@naver.com
윤마디 일러스트레이터·작가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다. 여행 드로잉을 기반으로 서사를 만들어가는 에세이 작가로, 한 장소에서 사람이 기능하는 구조를 파악하고 개인의 경험을 통해 사회의 구조와 삶의 조건을 들여다본다. 현재 일본 여행기 <유니폼> 과 아프리카 여행기 <아프리카 그림일기> 를 연재하며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아프리카> 유니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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