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상백 기자] 알츠하이머병을 악화시키는 핵심 단백질의 운반 과정이 밝혀져 새로운 치료의 길이 열릴지 주목된다.
미국 유타대학교 보건대학 연구팀은 '아크(Arc)'라는 뇌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독성 '타우(Tau)' 단백질을 건강한 뇌세포로 퍼뜨리는 '운반책'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셀'에 발표했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속에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쌓여 신경세포를 파괴하며 발병한다. 이 독성 단백질이 뇌의 다른 부위로 퍼져나가면서 증상이 악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쥐 실험을 통해 아크 단백질이 타우 단백질에 달라붙어 세포 외부 소포(EV)라는 미세한 주머니에 함께 포장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 주머니는 아픈 신경세포에서 빠져나와 건강한 신경세포로 이동하며 병을 전염시키는 '택배'처럼 작동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 모델 쥐에서 아크 단백질을 제거하자, 타우 단백질의 전파가 거의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의 제1 저자인 미탈리 티아기 박사는 "아크 단백질을 제거했을 때 타우 단백질의 전이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크 단백질이 병든 세포 내에 쌓인 독성 타우 단백질을 외부로 배출해 세포의 생존을 돕는 긍정적 역할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크 단백질이 없는 쥐는 병든 세포가 오히려 더 빨리 죽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아크 단백질 자체를 차단하기보다는, 독성 단백질을 실어 나르는 세포 외부 소포를 중간에 가로채는 방식이 더 효과적인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연구 책임자인 제이슨 셰퍼드 교수는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의 병 진행을 막아 추가적인 뇌 손상과 인지 저하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인간을 대상으로 한 치료법 개발까지는 갈 길이 멀지만,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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