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지난달 기업들의 직접금융 조달 규모가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대규모 유상증자에 힘입어 주식 발행은 세 배 가까이 늘었지만, 회사채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전체 조달 규모를 끌어내렸다. 특히 일반회사채 발행은 절반 가까이 감소했고, 기업들은 장기 회사채 대신 단기사채를 통한 자금 조달을 늘렸다.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6년 5월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지난 5월 주식과 회사채 공모 발행액은 20조1409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4748억원(10.9%) 감소했다. 이 가운데 주식은 1조3596억원, 회사채는 18조7813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식 발행은 전월보다 228.7% 늘어난 반면 회사채는 15.4% 줄었다.
주식 발행은 기업공개(IPO) 부진에도 대규모 유상증자가 실적을 견인했다. 5월 주식 공모는 모두 6건으로 전월보다 2건 줄었지만 발행 규모는 9460억원 증가했다. IPO는 4건, 1107억원으로 건수는 전월과 같았지만 금액은 29.8% 감소했다. 반면 유상증자는 2건에 그쳤음에도 발행액이 1조2489억원으로 388.0% 급증했다.
유상증자 확대에는 SKC의 1조1671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뮨온시아도 818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주식 발행 증가에 힘을 보탰다.
반면 회사채 시장은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회사채 발행은 324건, 18조7813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4208억원 감소했다. 일반회사채는 2조1200억원으로 49.2%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금융채도 15조1898억원으로 8.9% 감소했다. ABS는 1조4715억원으로 8.7% 증가하며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일반회사채는 차환 목적 발행이 여전히 중심을 이뤘다. 차환용 회사채는 1조3100억원으로 전체의 61.8%를 차지했고 운영자금은 8100억원(38.2%)이었다. 시설투자 목적 회사채 발행은 한 건도 없었다. 기업들이 신규 투자보다 기존 채무 상환에 집중하는 기조가 이어진 셈이다.
신용등급별로는 우량채 쏠림 현상도 뚜렷했다. 무보증 일반회사채는 AA등급 이상이 2조1200억원으로 전체 발행액을 모두 차지했다. 전월에는 A등급과 BBB등급 이하 회사채도 일부 발행됐지만 5월에는 중·저신용 회사채 발행이 사실상 멈췄다.
금융채 가운데서는 금융지주채와 은행채의 흐름이 엇갈렸다. 금융지주채는 2조330억원으로 전월보다 103.3% 늘었지만 은행채는 3조8180억원으로 39.7% 감소했다. 기타금융채는 9조3388억원으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ABS 시장에서는 중소기업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P-CBO 발행이 크게 증가했다. P-CBO는 7090억원으로 전월보다 165.3% 늘었다. 금융회사가 기초자산을 보유한 ABS 발행은 112.0% 증가한 반면 일반기업 발행은 86.4% 감소했다.
회사채 잔액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5월 말 기준 전체 회사채 잔액은 749조3958억원으로 전월보다 4조1151억원 늘었다. 다만 일반회사채는 4220억원 순상환을 기록하며 전월에 이어 순상환 기조를 지속했다. 발행보다 만기 상환 규모가 더 컸다는 의미다.
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은 오히려 확대됐다. 5월 CP와 단기사채 발행액은 259조3870억원으로 전월보다 32조7832억원(14.5%) 증가했다. CP는 45조8292억원으로 18.7% 감소했지만 단기사채는 213조5578억원으로 25.4% 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CP는 일반CP와 PF-ABCP, 기타 ABCP가 모두 감소했다. 반면 단기사채는 일반단기사채와 PF-AB단기사채 발행이 모두 증가했다. 일반단기사채는 전월보다 41조8900억원, PF-AB단기사채는 2조4023억원 각각 늘어난 반면 기타 AB단기사채는 9979억원 감소했다.
잔액 기준으로도 단기 조달 확대 흐름이 확인됐다. 5월 말 CP 잔액은 246조8942억원으로 전월보다 66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단기사채 잔액은 104조4152억원으로 한 달 사이 11조1199억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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