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 시그널 도달은 아냐…'마이너스 전환' 국가 수·낙폭 주시해야"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인공지능(AI) 산업 수익성 논란과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정점통과) 우려 속에 코스피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글로벌 증시를 견인해 온 AI 랠리에 균열 징후가 보인다는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김효진·이상연 신영증권[001720] 연구원은 30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의 돈이 인공지능 한 방향으로 쏠리고 있다"며 "그중에서도 한국의 쏠림은 유독 심해 보인다"고 짚었다.
하지만, 한국은 경제 규모 대비 수출 기여도가 구조적으로 큰 국가란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고 두 연구원은 진단했다.
이들은 "한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수출 비율은 38%로, 대만(74%)과 네덜란드(70%) 등에 이어 사실상 최상위권"이라면서 "글로벌 사이클이 돌 때 더 크게, 더 빠르게 반응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 산업구조의 당연한 귀결"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더 주목해야 할 건 현재의 AI 랠리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라고 김 연구원과 이 연구원은 강조했다.
두 사람은 "쏠림 자체는 위험이 아니다. 진짜 위기는 금리가 멀티플을 누르고 수요 균열이 겹치며, 그간의 집중도가 위험을 폭발시키는 '붕괴의 조합'이 찾아오는 순간"이라며 "그 전환의 신호는 화려한 주도주가 아니라 가장 먼저 식어가는 주변부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2000년 닷컴버블 당시를 보면 대세하락 직전 3개월간 나스닥 지수가 40% 폭등했지만, 다우존스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고 여타 많은 나라에서도 증시 하락전환이 나타났다.
전 세계 자금이 인터넷으로 쏠린 나머지 전통 우량주를 팔고 다른 나라 지수를 처분해야만 나스닥의 주도주를 겨우 살 수 있는 기이한 시장으로 변했던 까닭이다.
김효진·이상연 연구원은 "지금은 한국이 가장 강하게 버티는 1등 주도주의 자리에 서 있지만 주도주 바깥 변방에선 서서히 균열의 징후가 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12개월 기준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지수는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정도지만, 6개월과 3개월 기준으로는 네 곳, 최근 1개월 기준으로는 아홉 개 지수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두 연구원은 "최근 한 달만 보면 미국 S&P 500과 나스닥 지수마저 소폭 마이너스로 돌아섰을 만큼, 주도주 둘레의 시장들이 차례로 온기를 잃기 시작한 것이 사
실"이라며 "이런 징후를 고려할 때, 이번 AI 랠리가 앞으로 수년간 아무 일 없다는 듯 더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 판의 끝을 알리는 결정타, 즉 '진짜 엔딩 시그널'까지는 도달하지 않았다"면서 "이탈한 국가들의 마이너스 낙폭 자체가 크지 않고, AI 핵심 공급망에서 다소 비켜나 변방이라 부를 만한 국가 중에서도 여전히 플러스 수익률을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는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주시해야 할 리스크 관리의 최우선 지표는 명확하다.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이탈 국가의 수뿐만 아니라, 그들이 보여주는 마이너스의 깊이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지 여부"라면서 "이 두 가지가 동시에 가팔라지는 순간이 바로 진짜 천장의 순간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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