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협상 좌초위기에 '미국이 준수하면 우리도 이행' 원칙
"합리적 결정·단호한 행동"…호르무즈 통제권 두고 힘겨루기 지속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서 되풀이되는 진통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합의는 양방향의 일"이라며 "미국이 양해각서(MOU)를 준수한다면 우리도 우리의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이성적 허세와 실체 없는 위협에 대한 우리의 접근법은 의사결정 때 합리성과 인간 존엄성을 근거로 삼고 행동과 관련해서는 단호하고 두려움 없이 방어를 펼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에 대한 이견 때문에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충돌해 종전협상이 위태로워진 상황에서 나왔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을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자 미국은 연안 군사시설을 보복 공습했고 이란은 역내 미군기지에 재보복을 시도했다.
주변국 카타르의 중재로 양측은 나흘 간 이어진 무력공방을 멈춰 MOU 합의에 따른 60일 휴전이 붕괴할 위기는 일단 넘겼다.
백악관 대변인은 카타르 도하에서 이란과 실무협상이 재개된다며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를 파견한다고 밝혔다. 이란은 회담에 대표단을 보낼지 아직 확인하지 않았으나 카타르와 협의는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의무 이행' 발언은 현재로서는 MOU를 깨고 협상판을 엎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7일 서명한 MOU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이란의 비핵화, 대이란 제재 해제에 대한 추가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관리권이 이란에 있다는 내용이 MOU에 명시됐다면서 주권을 내세워 선박 통항을 통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MOU 5조에는 이란이 상선의 안전 통항을 위해 최선을 다해 조치하고 적용 가능한 국제법과 해협 연안국의 주권에 따라 미래의 해협 관리, 해상 서비스를 규정하기 위해 다른 연안국들과 협의하고 오만과 대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반면에 미국은 국제법에 따라 이란이 국제수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이란의 주장을 부정하고 있다.
MOU 서명 직후부터 불거진 양국의 아전인수식 해석은 결국 무력충돌로 번졌고, 미국과 이란은 서로 상대가 합의를 위반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7일 이란의 유조선 공격에 군사적으로 보복하며 상황이 더 악화하면 "이란이 더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과 군사행동 지시를 '비이성적 허세', '실체 없는 위협'으로 간주하며 맞대응 원칙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둘러싼 근본적인 이견 속에 힘겨루기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등 중재국들은 미국과 이란의 후속 종전협상이 좌초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절충점 모색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실무협상이 재개되면 MOU에 명시된 후속 협상의 선결조건인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이행하기 위한 타협책이 논의될 것으로 관측된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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