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슐린펌프 춘추전국시대'…케어메디·이오플로우·큐어스트림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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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펌프 춘추전국시대'…케어메디·이오플로우·큐어스트림 격돌

이데일리 2026-06-30 08:21: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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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국내 패치형 인슐린펌프 시장이 경쟁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케어메디의 케어레보가 5년만에 2호 국산 인슐린펌프로 허가받아 최근 출시된 가운데 큐어스트림도 연내 후속 주자로 경쟁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여기에 미국 인슐렛과 특허 분쟁 부담을 덜어낸 이오플로우(294090)의 이오패치 복귀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시장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케어레보 품절행진…국내 패치형 시장 공략 본격화

22일 인슐린펌프업계에 따르면 케어메디는 지난 5월 26일 패치형 인슐린펌프 케어레보를 출시했다.

케어레보의 가장 큰 차별점으로 최대 300유닛(Unit) 용량과 최대 7일 사용 가능 설계가 꼽힌다. 기존 이오패치와 글로벌 시장 1위 제품인 옴니포드(Omnipod)가 200유닛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저장용량을 크게 늘렸다. 또한 경쟁 제품과 내부 구조를 달리함으로써 전기 삼투 기반 펌프 기술을 적용해 소형·경량화를 구현했고 소음도 줄였다는 것이 케어메디 측의 설명이다.

케어레보는 아이센스(099190)의 연속혈당측정기(CGM) 케어센스 에어와 데이터 연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이센스는 2021년부터 케어메디에 투자해 지분 5.5%(지난 3월 말 기준)를 가지고 있다. 향후 혈당 측정부터 인슐린 투여까지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관리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기대된다.

케어메디 관계자는 “다회 인슐린 주사(MDI) 치료를 받는 어린이 환자는 매일 여러 번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하지만 케어레보 사용 시 주사 횟수를 줄일 수 있다”며 “외부에서 추가 인슐린 투여가 필요한 경우에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즉시 인슐린을 주입할 수 있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 사용하던 인슐린펌프 대비 바늘 삽입 시 통증이 적고 피부 뭉침 현상이 감소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품 출시 한 달이 됐지만 수요가 공급을 웃돌면서 제품 구매가 원활하지 않다. 아이센스가 케어레보 생산을 전담하고 있는데 상시 판매가 어려워 주 1회 정기 판매 방식으로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케어메디 관계자는 “올 가을부터 제품 판매가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화 생산설비 도입 등 생산역량(CAPA)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케어메디는 현재 사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시험에서는 인슐린이 안정적으로 주입되는지, 최대 7일 사용이 가능한지 등을 검증할 계획이다. 사후임상은 연내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케어메디가 출시한 인슐린펌프 '케어레보' (사진=케어메디)
케어메디가 출시한 인슐린펌프 '케어레보' (사진=케어메디)




◇‘항소심 승소’ 이오플로우…이오패치 판매 재개는?

이오패치의 복귀 가능성도 주목된다. 이오플로우가 최근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에서 인슐렛이 제기한 영업비밀 및 특허침해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기 때문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인슐렛이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던 시점으로부터 법정 제소 기간을 넘겨 소송을 제기했다고 판단하며 기존 판결을 뒤집었다. 아직 환송심 절차가 남아있지만 이오플로우는 하반기 중 이오패치의 국내 판매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민욱 이오플로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오패치2의 생산을 확대하고 영업조직을 보강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오는 8~9월 판매 재개를 염두에 두고 있다. 국내 판매 재개 이후 유럽과 중동, 러시아, 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오패치는 2019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국내 최초 패치형 인슐린펌프로 이오플로우는 국내 패치형 인슐린펌프 시장을 개척한 주인공이다. 주입선(튜브) 없이 몸에 직접 부착하는 방식으로 주목받았으며 2021년 유럽 CE인증을 획득해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현재 이오플로우가 판매 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이오패치2는 이오패치1 대비 크기와 무게를 줄이고 사용 편의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이오플로우의 ‘이오패치’와 관련 장비 (자료=이오플로우)
이오플로우의 ‘이오패치’와 관련 장비 (자료=이오플로우)






◇큐어스트림 “AI가 인슐린 용량 자동 계산”

후발주자인 큐어스트림은 인공지능(AI)을 통한 편리성과 비용경쟁력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큐어스트림은 인슐린펌프 연내 출시를 목표로 자사 인슐린펌프의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출시 이후에는 약 10명 규모의 사후 임상을 통해 제품 신뢰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생산은 자체 공장에서 직접 맡는다.

큐어스트림의 인슐린펌프는 연속혈당측정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슐린 투여량을 자동 계산하는 알고리즘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시판 중인 다수의 인슐린펌프는 사용자가 식사량이나 탄수화물 섭취량 등을 직접 입력해야 한다. 하지만 큐어스트림은 이러한 입력 과정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비용 경쟁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케어레보와 옴니포드가 일회용 패치형 구조인 반면 큐어스트림은 재사용 본체와 소모품을 분리해 사용자가 소모품만 재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큐어스트림은 이를 통해 장기 사용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성민 큐어스트림 대표는 “인슐린펌프는 환자들이 수십 년 동안 사용해야 하는 의료기기인 만큼 사용성뿐 아니라 비용 부담 역시 중요하다”며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격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후임상까지 마친 뒤 연내 정식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왜 인슐린펌프는 특허전쟁이 반복되나

패치형 인슐린펌프는 작은 기기 안에 약물을 정밀하게 주입해야 하는 특성상 특허 장벽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핵심 기술은 크게 인슐린을 밀어내는 힘을 만드는 구동(액추에이터) 기술과 이를 환자에게 오차 없이 전달하는 정밀 주입 기술로 나뉜다. 특히 혈당 변화에 따라 극미량의 인슐린을 정확하게 투여해야 하는 만큼 관련 특허도 집중돼 있다.

글로벌 패치형 인슐린펌프 시장은 인슐렛이 2005년 세계 최초 튜브리스 패치형 인슐린펌프 옴니포드를 상용화하며 개화했다. 이후 인슐렛은 수백 건의 특허를 확보하며 지식재산권(IP)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왔다. 2023년에는 미국 당뇨병 관리기업 빅풋바이오메디컬의 인슐린펌프 관련 특허자산까지 인수하며 특허 방어벽을 더욱 강화했다.

문제는 패치형 인슐린펌프가 단순한 의료기기가 아니라 기계·전자·소프트웨어·약물전달기술이 모두 결합된 복합기기라는 점이다. 펌프 구동방식뿐 아니라 △약물저장소 △캐뉼라 △무선통신 △자동주입 알고리즘 등 다양한 영역에 특허가 걸려 있다. 이런 이유로 후발주자가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기존 특허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인슐렛은 이오플로우 외에도 여러 경쟁사와 특허 분쟁을 벌여왔다.

이오플로우와 인슐렛 간 분쟁에서도 단순히 인슐린을 주입하는 기능 자체보다 패치형 펌프 내부 설계 구조와 정밀 주입 메커니즘, 영업비밀 침해 여부 등 다층적인 부분에서 소송이 진행됐다. 인슐렛은 이오패치가 자사 옴니포드와 외형 및 내부 구조가 유사하며 핵심기술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오플로우는 독자기술로 개발한 제품이라고 맞서왔다.

인슐린펌프업계 관계자는 “인슐렛은 힘을 발생시키는 기술뿐 아니라 정밀하게 약물을 주입하는 기술까지 모두 확보한 업체”라며 “패치형 인슐린펌프는 두 기술을 모두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기술 장벽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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