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나가” 새벽 공항 뒤덮은 고성…정몽규 향해선 개껌 날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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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나가” 새벽 공항 뒤덮은 고성…정몽규 향해선 개껌 날아왔다

위키트리 2026-06-30 07:2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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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을 조별리그에서 마친 한국 축구대표팀이 환영 행사 없이 무거운 분위기 속에 귀국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새벽 조현우 등 선수들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 팬들 야유 속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연합뉴스에 따르면 2026 북중미 월드컵 일정을 마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과 선수단 일부는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그룹별로 이동해 다음달 1일까지 귀국할 예정이다.

홍 감독은 전날 멕시코 현지 훈련장에서 대표팀 감독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조현우,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 백승호, 김문환, 이강인, 설영우, 오현규 등 선수 9명과 함께 먼저 귀국했다. 손흥민 등 나머지 선수들은 별도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한국에 들어올 예정이다.

입국 현장, 야유와 응원 뒤섞인 새벽 공항

2026 북중미 월드컵 일정을 마친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입국 현장 분위기는 차가웠다. 대표팀이 새벽 3∼4시대에 들어왔는데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는 200명이 넘는 팬과 유튜버가 몰렸다. 비행기 도착 소식이 전해진 뒤 홍 감독과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전부터 입국장 주변에서는 고성과 야유가 이어졌다.

홍 감독과 선수단이 박항서 국가대표 지원단장, 김승희 대한축구협회 전무 등 협회 관계자들과 함께 입국장에 들어서자 현장 분위기는 더 격앙됐다. 일부 팬들은 항의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었고 홍 감독을 향해 “홍명보 나가”, “연봉 반납하라”는 취지의 고함을 쏟아냈다. 북소리와 욕설까지 뒤섞이면서 대표팀을 향한 실망감이 현장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다만 모든 목소리가 비난으로만 향한 것은 아니었다. 일부 팬들은 선수들을 향해서는 “수고했다”, “선수들은 비난하지 말자”는 취지의 격려를 보내기도 했다. 고성과 욕설, 응원의 목소리가 한데 섞인 가운데 홍 감독과 선수들은 굳은 표정으로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마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가운데 한 여성 축구 팬이 '우리 선수들 고개 숙이지 마세요! 정말 고생하셨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들고 있다 / 뉴스1

귀국 현장에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경찰관도 배치됐다. 대표팀 귀국을 앞두고 온라인상에는 홍 감독의 신변 위협을 암시하는 글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는 팬들과 선수단의 동선이 분리됐고 경찰이 질서 유지에 나섰다.

홍 감독은 입국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취재진이 “팬들에게 하실 말씀 없느냐”고 물었지만 홍 감독은 말을 아낀 채 공항을 빠져나갔다. 일부 팬들은 홍 감독이 멕시코 현지 사퇴 기자회견에서도 질의응답 없이 물러난 데 이어 귀국 현장에서도 침묵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선수들도 별도 인터뷰나 행사 없이 게이트 밖에 대기 중이던 차량에 올라 먼저 이동했다. 협회 관계자들이 탄 버스도 뒤이어 공항을 떠났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 도착, 축구팬들 아유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정몽규 회장 입국 때 개껌 투척 소동

홍 감독과 선수단이 떠난 뒤에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다른 항공편을 통해 귀국했다. 이 과정에서 한 남성이 정 회장 쪽으로 이른바 ‘개껌’으로 알려진 이물질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해당 남성을 제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큰 물리적 충돌이나 추가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귀국은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을 마친 뒤 돌아오는 일반적인 장면과 달랐다. 통상 월드컵 본선 일정을 마치고 대표팀이 귀국하면 공항에서 간단한 환영 행사나 인사 자리가 마련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별도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원정 월드컵을 치른 대표팀이 공항 귀국 행사 없이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종 34위, 월드컵 참가 역사상 가장 낮은 순위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한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30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오현규, 황인범, 김민재. / 뉴스1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원정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을 노렸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A조에서 1승 2패 승점 3을 기록해 조 3위에 올랐다. 그러나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이번 대회에서는 각 조 3위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일부 팀만 32강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었고 한국은 조 3위 12개 팀 경쟁에서 10위로 밀려 탈락했다.

최종 순위는 34위였다. 순위만 놓고 보면 한국 축구가 월드컵 본선에 참가한 역사상 가장 낮은 성적이다. 대표팀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남아프리카공화국전에서 예상 밖 패배를 당한 뒤 멕시코 과달라하라 베이스캠프에서 다른 조 경기 결과를 기다렸다. 그러나 32강 진출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대회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대표팀을 향한 비판은 조별리그 탈락 직후부터 거세졌다. 특히 남아공전 패배 이후 홍 감독의 전술 운영과 선수 기용을 둘러싼 논란이 커졌고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책임론도 함께 제기됐다. 좋은 선수층을 보유하고도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팬들의 실망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홍 감독은 결국 귀국 전 현지에서 사퇴를 선언했다. 사령탑 선임 과정부터 대회 운영까지 논란이 이어졌던 만큼 대표팀은 귀국 이후에도 성적 부진 원인과 협회 책임을 둘러싼 후폭풍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국 축구는 최종 34위라는 결과와 함께 새 감독 선임, 대표팀 재정비, 협회 쇄신 요구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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