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대통령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국무총리급)이 "더 큰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나만 옳다'는 아집과, 가르치려는 교만함을 벗어나야 한다"며 "특히 저를 비롯한 민주화운동 세력은 운동권 순혈주의에 갇히면 안 된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박 부위원장은 29일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정치는 말로 하는 일이지만 세상을 바꾸는 무기여야 한다. 비평으로는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근 '민주당 재건축론'이라는 비유를 들고, 그보다 앞서서는 이른바 'ABC론'을 제기하며 '뉴이재명' 그룹을 당의 정통과 변별되는 존재로 지목한 데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 풀이됐다. 한때 비명(非이재명)계 대표주자였던 그가 최근의 친명-친청(親정청래) 갈등 상황에서 친명계와 비슷한 목소리를 낸 셈이다.
박 부위원장은 특히 "오늘을 있게 한 많은 이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으려면 내려놓고, 겸손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며 "갈라치고 나누고 훈계하려 하면 말싸움은 이길 수 있을지언정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박 부위원장은 그러면서 기독교 초대 교황인 베드로와 사도 바울의 예시를 비유로 들었다. 그는 "어제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는데, 주보 1면에 베드로와 사도 바울 두 사람의 그림이 눈에 띄었다"며 "두 사람은 기독교 역사상 가장 위대한 두 기둥이자, 초대 교회의 복음을 전파하는 데 헌신한 핵심 인물들이지만 두 분의 출신 배경은 전혀 다르다. 베드로는 예수의 수제자이자 예수 그룹의 핵심이고 본류, 바울은 예수를 본 적도 없고 오히려 예수 그룹을 핍박하던 사람이었지만 회개하고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하고 해설하는데 앞장섰다"고 했다.
그는 이어 "베드로와 초기 예수 그룹의 사람들에게 바울의 존재가 어이없었을 수 있었겠지만 바울을 배척하거나 'B급' 취급하지 않았다"며 "그들이 주류의식이나 정치적 부족주의로 옹졸하게 대했다면 기독교의 세계화는 없었을 것이고 유대인 집단 내 작은 세력으로 전전하다 인류 역사에 아무런 영향을 남기지 못하고 끝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