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 현장] 2027년 기준중위소득 논의 시작…시민사회 “복지 기준선 현실화”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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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 현장] 2027년 기준중위소득 논의 시작…시민사회 “복지 기준선 현실화” 촉구

투데이신문 2026-06-29 21:09: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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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준중위소득 현실화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투데이신문<br>
29일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준중위소득 현실화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2027년도 기준중위소득 결정을 앞두고 시민사회가 정부에 기준중위소득 현실화를 요구했다. 실제 중위소득과 정부가 정하는 기준중위소득 사이 격차가 커지면서, 복지제도의 기준선 자체가 낮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민사회단체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29일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준중위소득 현실화와 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준중위소득 현실화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의료급여·주거급여 강화를 요구하는 요구안도 중앙생활보장위원회(이하 중생보위)에 제출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는 2027년도 기준중위소득과 기초생활보장제도 운영 방향을 논의하는 중생보위가 열렸다. 공동행동은 이번 중생보위 결정이 새 정부의 빈곤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준중위소득은 기초생활보장제도뿐 아니라 긴급복지지원, 아이돌봄서비스, 국민취업지원제도, 청년월세 지원 등 80여개 복지제도의 기준으로 쓰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최후의 생활안전망을 강화해 빈곤층 제로 사회를 만들겠다’며 생계급여 자격 기준과 보장 수준을 단계적으로 높이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중위소득은 전체 가구를 소득순으로 줄 세웠을 때 가운데에 있는 가구의 소득을 뜻한다. 쉽게 말해 우리 사회의 ‘중간 소득’이다. 반면 2015년 도입된 기준중위소득은 정부가 복지제도에 쓰기 위해 매년 중생보위 심의·의결을 거쳐 정하는 기준선이다. 생계급여는 기준중위소득의 32%, 의료급여는 40%처럼 이 기준에 일정 비율을 적용해 지원 대상과 급여 수준을 정한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29일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복지부 관계자에게 기준중위소득 현실화 요구안을 전달하고 있다. ⓒ투데이신문<br>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29일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복지부 관계자에게 기준중위소득 현실화 요구안을 전달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문제는 정부가 정하는 기준중위소득이 실제 통계상 중위소득보다 낮게 책정돼 왔다는 점이다. 기준중위소득이 낮으면 기초생활수급자의 급여액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이 기준을 쓰는 80여개 복지제도의 문턱도 함께 높아져, 실제로는 도움이 필요한데도 지원 대상에서 빠지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

시민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인 가구 기준중위소득은 월 239만2000원이다. 하지만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나타난 1인 가구 소득 중위값은 월 290만9000원으로, 두 금액 사이에는 51만7000원의 차이가 있다. 소득분배지표에 따른 중위값은 월 332만9000원으로 격차는 더 크다. 

시민사회는 실제 중위소득과 기준중위소득의 차이가 20% 이상 벌어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복지부도 2020년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한 계획을 세웠지만, 6년이 지난 지금 격차는 오히려 더 커졌다는 것이다. 

기자회견 현장에서는 기준중위소득 결정이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빈곤층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김상헌 변호사는 “현재 기초생활보장제도 운용 실태를 보면 국가가 가용 자원이 허용하는 최대 한도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변호사는 “기초 생계급여의 현실화는 예산이 남을 때 고려해보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국가가 구성원의 생존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의무 사항”이라며 “지금 즉시 기준중위소득을 조작하는 편법을 중단하고 통계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기준중위소득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전은경 팀장은 “중생보위는 매년 경제 상황과 세수 여건 등을 고려해 인상률을 낮게 결정해 왔다”며 “정부는 늘 역대급 인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가계금융복지조사 실측 중위소득과 기준중위소득은 4인 가구 기준으로 최대 160만원까지 벌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생보위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전 팀장은 “기준중위소득은 법이 정한 방식대로 결정되지 않고 자의적이고 편법적으로 결정되고 있다”며 “중생보위의 폐쇄적인 운영 역시 문제”라고 말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김상헌 변호사가 29일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 기자회견에서 기준중위소득 현실화를 촉구하고 있다. ⓒ투데이신문<br>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김상헌 변호사가 29일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 기자회견에서 기준중위소득 현실화를 촉구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정부는 지난해 기준중위소득 인상을 두고 ‘역대급 인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열린 중생보위에서 정부는 올해 기준중위소득을 4인 가구 기준 전년 대비 6.51% 오른 월 649만4738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5년 연속 역대 최고 증가율을 경신한 수치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높은 인상률만으로는 그동안 누적된 격차를 줄이기에 부족하다고 봤다. 2020년 중생보위는 가계금융복지조사 3년 평균 증가율에 기존 격차를 줄이기 위해 추가 증가율을 더해 다음해 기준중위소득을 정하기로 했으나 이 원칙이 지켜진 것은 한 차례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시민사회는 이재명 정부가 생계급여 선정기준 일부 상향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생계급여 기준을 기준중위소득의 32%에서 35%로 올리더라도, 기준중위소득 자체가 낮으면 실제 보장 수준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실제 중위소득과 기준중위소득 간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목표에는 공감하면서도 재정 여건상 단계적 접근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실제 중위소득과 기준중위소득 간 격차를 따라가야 한다는 목표는 있다”며 “다만 예측치와 실적치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이를 보정하려면 증가율을 더 높여야 한다. 최대한 증가율을 높여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단계적으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생보위 회의 공개 요구에 대해서는 “모든 위원회가 속기록을 작성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논의 과정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궁금해하는 문제의식은 이해하고 있다”면서 “지난해부터는 회의 결과만 공개하던 방식에서 위원별 주요 발언을 정리해 공개했고 올해는 부족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속기록까지는 아니더라도 회의 결과를 주요 발언별로 최대한 많이 정리해 공개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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