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땅을 대거 침범해 건물을 지었다면 20년 이상 오랜 기간 점유했더라도 토지 소유권을 넘겨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토지 소유주 A씨가 건물주 B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의 부친은 1966년 경기 파주시의 토지 106㎡를 샀고, B씨는 1993년 인접한 땅 76㎡를 매입해 건물을 올렸다. 2010년 부친 사망 후 땅을 상속받은 A씨는 B씨의 건물이 건축물대장 기재와 달리 자기 부친의 땅 94㎡를 침범해 세워진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다.
이에 A씨는 2023년 10월 B씨를 상대로 무단 점유 기간의 임대료 2천954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반면 B씨는 1993년부터 20년간 평온하게 해당 토지를 점유해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됐다며 소유권을 넘기라는 맞소송으로 맞섰다. 민법 제245조는 20년간 소유할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한 경우 등기를 통해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1·2심은 B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B씨가 1993년부터 소유할 의사로 점유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2013년 12월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B씨의 토지 점유가 취득시효 요건인 ‘자주점유(소유 의사에 따른 점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하급심 판단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건물 건축 당시 타인 소유 토지를 침범한 면적이 통상적인 시공상 착오 정도를 넘어 상당한 정도에 이른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B씨가 건축 과정에서 건물이 타인 소유 토지를 침범해 건축됐음을 알았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B씨가 1999년 임의경매 과정에서 자기 건물이 남의 땅 위에 지어졌다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스스로 인정한 점을 짚으며 “원심 판결에는 점유취득시효에서의 자주점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파기 환송 이유를 설명했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