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금융위원회가 금융회사의 포용금융 실적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 도입을 추진한다. 중·저신용자에 대한 금융 공급을 확대하고 정책서민금융을 일회성 자금 지원이 아닌 신용 회복과 재기, 불법사금융 차단까지 잇는 제도권 금융 편입 장치로 재설계하겠다는 취지다.
금융위는 29일 오후 3시 30분 정부서울청사 19층 대회의실에서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 정책서민분과 첫 회의를 열고 분과 운영 방향과 향후 논의 과제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과 민간 분과위원,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 신용정보원,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17일 열린 ‘포용금융 현장 대토론회’ 후속 절차다. 금융위는 포용금융의 구조적 재설계를 위해 총괄·정책서민·금융산업·신용인프라 분과별로 소관 과제를 발굴하고 세부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 가운데 정책서민분과는 정책서민금융과 채무조정, 복합지원, 불법사금융 대응 등 서민·취약계층과 직접 맞닿은 제도 개선을 맡는다.
핵심 안건은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 도입이다. 금융위는 금융회사가 비용 부담과 건전성 관리 등을 이유로 중·저신용 차주에 대한 자금 공급을 구조적으로 회피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고 보고 있다. 이에 금융권이 포용금융을 지속적이고 항구적으로 추진하도록 평가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는 금융회사의 포용금융 노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유인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검토된다. 금융위는 이날 회의에서 평가체계 개요와 지표안, 평가 결과 활용 방안 등을 설명했으며, 민간 분과위원들은 제도 설계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금융위는 평가체계 입안 단계부터 현장 의견을 반영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특히 평가체계가 단순한 실적 점검에 그치지 않고 금융회사의 중·저신용자 대상 금융 공급을 유도하는 장치로 작동해야 한다는 점에 무게를 두고 있다. 포용금융을 개별 금융회사의 선택이 아니라 금융시스템 안에서 지속되는 제도로 정착시키겠다는 의미다.
정책서민분과는 민간 분과장인 임수강 주택금융공사 상임감사를 포함한 민간위원 13명과 금융소비자국장, 관계기관으로 구성됐다. 민간위원에는 금융연구원, 법무법인, 신나는조합, 경기복지재단, 화성시 금융복지센터, KDI, 롤링주빌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더불어사는사람들, 금융과행복 네트워크, 전직 금감원 민생침해대응총괄국장 등 학계와 법조계, 현장 활동가가 참여했다.
금융위는 채무조정과 서민금융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전문가와 활동가를 분과에 포함해 정책 수요자의 실제 체감과 현장 경험이 논의에 반영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민간위원은 전문 분야와 참여 의사에 따라 소분과에 배정되며, 소속 소분과가 아니더라도 관심 과제 회의에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다.
정책서민분과는 다음 달부터 ▲자금공급 ▲재기지원 ▲연체채권 관리 ▲불법사금융 대응 등 4개 소분과를 중심으로 논의에 들어간다. 소분과별 과제는 포용금융 평가체계와 서민금융안정기금 도입, 신용회복위원회 관련 제도 개선, 복합지원 연계 실효성 제고, 공공기관 연체채권 관리 개선, 금융회사 연체채권 관리 가이드라인, 불법사금융 원스톱 상담·구제 시스템, 불법대부광고 규제 등이다.
자금공급 소분과는 서민·취약계층이 제도권 금융 안에서 필요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진입 문제를 다룬다. 단순 대출 공급을 넘어 정책서민금융을 디딤돌로 신용을 쌓고 일반 제도권 금융으로 이동하는 ‘크레딧 빌드업’ 경로 설계가 주요 과제다.
재기지원 소분과는 채무자가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신용회복위원회 관련 제도 개선과 함께 고용·복지 복합지원 과제를 논의하며, 과도한 채무가 장기간 경제활동 복귀를 가로막지 않도록 지원 체계를 정비한다.
연체채권 관리 소분과는 연체채권이 시장에서 거래되고 추심되는 전 과정을 점검한다. 공공기관과 금융회사의 연체채권 매각·소각·채무조정 기준을 세워 채무자를 보호하고, 부실채권 시장 현황을 점검해 관리 사각지대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한다.
불법사금융 대응 소분과는 제도권 밖으로 밀려난 금융소외자가 불법사금융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방·단속·구제 체계를 다룬다. 금융위는 불법광고 규제 등 사전 예방부터 신속한 단속, 사후 피해 구제와 복지 연계까지 잇는 원스톱 대응체계 구축을 주요 과제로 검토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각 소분과의 수시 논의를 거쳐 최종 방안이 마련되면 매월 전체회의에서 포용금융전략 추진단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확정된 과제는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통해 발표된다. 입법이나 예산 지원이 필요한 정책 과제는 국회와 협력을 강화해 추진한다.
금융위는 정책서민분과 외에도 총괄·금융산업·신용인프라 분과를 본격 가동해 포용금융 관련 과제를 발굴할 방침이다. 정책서민금융 공급과 채무조정, 연체채권 관리, 불법사금융 대응을 하나의 틀에서 다루면서 포용금융을 금융권의 지속적인 역할로 제도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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