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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이날 미쓰비시전기 계열사인 미쓰비시전기소프트웨어와 방위성 산하 방위연구소 등 일본 기업·기관 20곳을 수출통제 명단에 추가했다. 이들에 대해선 군과 민간 양쪽에 쓸 수 있는 이중용도(군민양용) 품목의 수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중국은 이와 별도로 미쓰이E&S, 일본원연 등 20곳을 감시명단에도 올렸다. 이로써 지난 2월 미쓰비시조선 등 40곳을 대상으로 한 1차 조치에 더해, 규제 대상은 총 80곳으로 늘었다.
중국 상무부는 대변인 담화에서 “일본 측은 반성하기는커녕 잘못된 길을 갈수록 깊이 파고들며 ‘신형 군국주의’의 행보를 가속화했다”며 이번 조치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일본 매체들은 이번 조치의 성격을 분명히 짚었다. 닛케이는 이를 ‘군민양용품 대일 수출금지 제2탄’으로 규정하며,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국회 답변에 대한 대항조치이자 일본을 겨냥한 ‘경제적 위압’을 다시 강화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중국이 내세운 명분, 즉 해당 기업·기관들이 ‘일본의 군사력 향상에 관여했다’는 주장을 전하며 구체적인 대상을 적시했다. 블룸버그통신도 “다카이치 정권과의 대립이 한층 깊어졌음을 보여주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갈등의 뿌리에는 일본의 군비 증강이 자리한다. 일본은 2022년 국가안보전략을 개정해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로 끌어올리기로 했고, 지난해 12월 당초 목표를 2년 앞당겨 달성했다. 여기에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이 더해지자, 중국은 이를 주권 침해이자 내정 간섭으로 규정하며 일련의 보복 조치에 나섰다.
일본 정부는 강하게 반발해 왔다. 앞서 올해 2월 1차 조치 당시 사토 게이 관방 부장관(차관급)은 회견에서 “결코 용인할 수 없으며 극히 유감”이라며 “강하게 항의하는 동시에 조치 철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외무성도 가나이 마사아키 아시아대양주국장이 주일 중국대사관 측에 “국제 관행과 크게 어긋난다”며 항의했다.
다만 일본 외무성 간부가 “대항할 수 있는 실효적 수단이 제한적”이라고 인정한 것으로 전해져, 외교적 해결을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 기업들은 졸지에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인 처지가 됐다. 미국의 수출관리 규정을 따라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끊으면 중국이 이를 차별 조치로 간주할 수 있고, 반대로 중국에 수출을 이어가면 미국 규제를 위반할 위험에 놓이는 구조다.
중일 갈등의 불똥은 개인에게도 튀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일본인 2명이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서 세관 당국에 구속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하지만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구속된 이들이 국가 수출입 금지화물 밀수 혐의에 저촉됐다면서,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이나 수출규제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 측의 지속적인 발언 철회 요구에 응하지 않고 일본 정부의 정책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정면으로 받아치고 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부대변인은 지난 18일 회견에서,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수출규제에 우려를 표한 다카이치 총리를 향해 “대화를 외치면서 대항하느라 바쁘다. 완전한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희토류 등 수출규제를 일본의 ‘재무장과 핵보유 기도’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거듭 정당화했다.
한편 중국이 경제적 수단을 외교 갈등의 무기로 활용하는 양상이 반복되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비슷한 처지에 놓일 수 있는 한국으로서도 강 건너 불구경할 사안이 아니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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