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강은 갈 줄 알았는데"…대표팀 탈락에 재고 쌓인 자영업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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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강은 갈 줄 알았는데"…대표팀 탈락에 재고 쌓인 자영업자 '울상'

르데스크 2026-06-29 16:46: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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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사이 한국 축구대표팀의 조별리그 탈락이 현실화되면서 월드컵 특수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대회 초반 거리응원과 단체 관람 수요를 예상해 붉은악마 응원복과 태극기 머리띠, 슬로건 수건, 치킨·맥주 물량 등을 미리 확보했던 상인들은 예상보다 빨리 응원 열기가 식으면서 재고 부담과 매출 공백을 동시에 떠안게 됐다.

 

29일 르데스크 취재에 따르면 월드컵 특수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은 한국 대표팀의 조기 탈락으로 준비했던 물량을 처리하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응원용품 판매점뿐 아니라 스포츠펍과 치킨집, 배달업계 등 대표팀 경기 특수를 기대했던 업종 전반에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지난 주말 동묘역 인근에서 붉은악마 응원 티셔츠와 태극기, 머리띠 등을 판매하는 윤성호 씨(63·남·가명)는 "조 추첨 이후 우리나라가 비교적 수월한 조에 편성됐다는 평가가 많아 32강 진출은 무난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광화문 등에서 거리응원도 예정돼 있어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고 평소보다 많은 물량을 준비했는데 대표팀의 탈락이 현실화되면서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어 윤 씨는 "평소에는 많이 팔리지 않는 응원용품도 월드컵 기간에는 찾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다"며 "올해도 대회를 앞두고 태극기와 응원 티셔츠, 머리띠 등을 추가 주문했는데 결국 재고만 떠안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조별리그 기간에는 응원용품을 찾는 손님들이 꾸준히 이어졌고 특히 체코전 이후부터는 대표팀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 같아 판매도 늘어 기대감이 더욱 커졌었다"고 덧붙였다.

 

▲ 한국 대표팀의 조기 탈락으로 월드컵 특수가 예상보다 일찍 끝나면서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동묘역 인근에서 붉은악마 응원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가판대의 모습. ⓒ르데스크

  

논현역 인근의 한 스포츠펍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매장 관계자는 "조별리그 기간 한국 경기 날에는 단체 예약 문의가 몰려 평소보다 직원을 더 투입하고 맥주 주문량도 크게 늘렸다"며 "매장 앞에는 경기 일정을 안내하는 입간판을 설치하고 경기 당일에는 단체 예약도 별도로 받는 등 월드컵 특수에 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 편성이 좋다는 평가가 이어졌던 만큼 당연히 32강까지는 무난히 진출할 것으로 예상해 이달과 다음 달 매출도 낙관적으로 보고 있었는데 대표팀 탈락 이후에는 예약 문의가 사실상 끊겼다"며 "기대했던 특수도 함께 끝난 분위기"라고 전했다.

 

배달업계도 마찬가지였다. 배달기사 이광우 씨(52·남)는 "한국 경기 당일에는 이른 오전부터 주문이 계속 들어와 평소보다 수입이 꽤 늘었다"며 "오전 10시에 경기가 시작했을 때는 커피나 빵 등 카페 메뉴 주문이 많았고 후반전이 시작될 무렵에는 점심시간과 겹치면서 치킨과 피자 같은 응원 음식 주문이 이어져 쉬지 않고 배달을 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 탈락 이후에는 오전 주문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 바로 체감된다"며 "한국 대표팀과 함께 월드컵 특수도 예상보다 훨씬 빨리 끝난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들의 기대가 컸던 데에는 나름의 이유도 있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체코,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A조에 편성되며 비교적 수월한 대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손흥민(LAFC), 이강인(PSG),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재성(마인츠) 등 2002년 이후 최고의 전력으로 평가받는 이른바 '황금세대'가 출전하면서 32강 진출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대회를 앞두고 핵심 선수들의 부상 이탈도 거의 없었다. 대표팀은 3주간의 사전 캠프를 통해 조직력을 끌어올렸고, 베이스캠프를 중심으로 조별리그 1·2차전을 치르면서 경쟁국보다 이동 부담도 적었다. 이러한 여건을 바탕으로 미국과 일본 등 주요 해외 언론은 한국의 32강 진출 가능성을 94% 수준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 우리나라는 체코, 멕시코, 남아공과 함께 A조에 편성되며 최상의 대진이라는 평가가 이어졌지만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워싱턴DC 케네디 센터에서 치러진 월드컵 조 추첨식의 모습. [사진=AP/연합뉴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대표팀은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대표팀 경기마다 이어졌던 응원 소비도 예상보다 빠르게 막을 내렸다. 경기 당일마다 스포츠펍과 치킨집, 응원용품 판매점 등에 집중됐던 소비가 대표팀 탈락과 함께 급격히 줄어들면서 월드컵 특수 역시 단기간에 종료되는 모습이다.

 

대표팀이 32강 이상 진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응원용품과 식재료를 추가 확보하거나 임시 인력을 충원했던 자영업자들은 기대했던 매출을 올리지 못한 채 준비 비용만 떠안게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월드컵과 같은 국제 스포츠 이벤트는 짧은 기간에 소비가 집중되는 특성이 있는 만큼 예상보다 이른 탈락이 자영업자들에게는 더 큰 부담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월드컵 특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종료된 것은 대표팀 성적에 크게 좌우되는 이벤트 소비의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월드컵 기간 소비는 일반적인 소비와 달리 국가대표팀 경기 일정과 성적에 크게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이벤트성 소비"라며 "대표팀 경기일에는 외식과 배달, 응원용품 소비가 크게 늘어나지만 조기 탈락할 경우 소비 열기도 빠르게 식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영업자들은 대회를 앞두고 재고를 확보하거나 인력을 추가 투입하는 등 선제적으로 비용을 지출하는 경우가 많다"며 "예상보다 빠른 탈락으로 기대했던 수요가 발생하지 않으면 준비 비용을 회수하지 못해 실제 체감하는 손실은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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