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제조 중심 사업구조에서 신재생에너지와 자율운항, 도심항공교통(UAM), 방산 플랫폼 등 미래 인프라 사업으로 투자 대상을 넓히고 있다. 제품 공급에 머물렀던 기존 사업 방식에서 유지보수와 운영, 데이터 서비스까지 담당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산업계에서는 제조업의 수익성이 둔화됨에 따라 장기간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가능한 서비스 사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HD현대, 선박 제조 이어 자율운항 서비스 시장 진입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D현대는 조선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율운항 플랫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자회사 아비커스가 개발한 통합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 컨트롤(HiNAS Control)'은 최근 노르웨이선급(DNV)으로부터 범용 형식승인을 획득했다. 특정 선종에 맞춘 개별 시스템이 아닌 다양한 선박에 적용 가능한 범용 솔루션이라는 점에서 시장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추진 중인 자율운항선박 국제기준(MASS Code)이 도입되면 선박 제조 외에도 운항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관리, 원격 지원 서비스 시장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 인도 이후 추가 매출이 제한적이었던 기존 조선업과 달리 자율운항 서비스는 운항 데이터와 유지보수 계약 등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화, 항공·우주까지 연결되는 방산 사업 기반 확보
한화그룹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확대 역시 항공·우주 분야 경쟁력 확보 차원으로 해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엔진 기술과 한화시스템의 항공전자·위성 기술, KAI의 항공기 제작 역량이 결합될 경우 항공기 생산부터 유지보수(MRO), 위성 통신 서비스까지 하나의 사업 구조 안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글로벌 방산업계도 무기 판매 중심 사업에서 유지보수와 운영 지원 계약 비중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실제 주요 방산기업들은 장기간 운영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UAM, 기체 경쟁보다 인프라 경쟁
UAM 시장에서는 사업성 검증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초기에는 통신사와 제조기업, 플랫폼 기업들이 참여했지만 대규모 인프라 구축 비용과 불확실한 수익 구조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SK텔레콤은 미국 조비 에비에이션 투자 규모를 줄이고 AI 사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도 관련 조직 운영을 종료했다. 반면 한국공항공사와 한화시스템, 현대차그룹 등은 정부의 K-UAM 실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UAM 시장의 경쟁력이 기체 제작보다 관제 시스템과 통신망, 버티포트 운영 능력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산업계는 제조 기술과 소프트웨어, 운영 서비스 확보 여부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 산업이 차량 판매에서 충전 인프라와 배터리 관리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조선업 역시 선박 건조 외에 자율운항 서비스 시장이 새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래 산업에서는 제품 공급만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제조 경쟁력과 운영 서비스를 함께 확보한 기업들이 시장 주도권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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