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성유창 기자] “이제 대한민국은 AI를 소비하는 나라에서 지능을 수출하는 나라로 전환해야 합니다. SK는 담대한 비전과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에 1000조원, 반도체 공급 확장에 1100조 원 등 총 2100조 원 규모의 초대형 투자를 단행해 글로벌 AI 생태계를 주도하겠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9일 정부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에 화답해 국가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꿀 메가톤급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최 회장은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공간을 넘어 ‘지능을 생산하는 공장(AI 팩토리)’을 전국에 구축하고, 극심한 공급 부족에 직면한 AI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용인 클러스터 가동을 무려 12년이나 앞당기겠다는 초강수를 던졌다.
최 회장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민보고회에 참석해 “AI를 통한 대한민국의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는 방향에 저도 같은 생각”이라며 SK그룹의 미래 10년을 책임질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을 발표했다.
◇“데이터 저장은 옛말, 이제는 지능 생산”...전국에 15GW ‘AI 팩토리’ 세운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은 왜 AI를 해야 할까. 우리는 어떤 목표로 AI를 사용해야 할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그 해답으로 ‘지능 생산시장 창출을 통한 사회적 고비용 구조 혁신’과 ‘국민 경제 성장’ 두 가지를 제시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SK의 핵심 무기는 SK텔레콤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총 15기가와트(GW) 규모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AIDC) 프로젝트다. 최 회장은 “기존 데이터센터가 데이터 스토리지용이었다면, AI 시대의 데이터센터는 지능을 생산하는 ‘AI 팩토리’로 바뀐다”며 “상품이 아닌 지능을 수출하고 국내 지능 시장을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SK는 우선 1단계로 전력과 부지가 확보된 여러 지역에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0.5~1GW 단위로 쪼개어 최단기간 내에 분산 구축하고, 2단계로 10GW 규모의 센터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최 회장은 “이 인프라는 로봇과 피지컬 AI를 움직이는 심장이 될 것이며, 2035년까지 다양한 참여자를 통해 대략 1000조 원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인 12년 앞당기고 서남권에 400조 쏜다”...반도체 부족 전방위 해결
급증하는 AI 수요로 인해 전 세계적인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는 총 1100조원의 재원이 투입된다. 최 회장은 “AI 성능이 확장될수록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며 “지나친 공급 부족은 가격 급등과 시장 축소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어 지속가능한 시장 안정화가 시급하다”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당초 2045년 완공 예정이었던 용인 클러스터 계획을 12년 앞당기기로 전격 결정했다. D램 증산을 위해 용인에 약 600조원, 낸드플래시 증설을 위해 청주에 100조원의 투자가 조기에 집행된다.
특히 삼성에 이어 SK 역시 새로운 반도체 생산 기지로 ‘서남권’을 공식 선택했다. 최 회장은 “반도체 공장은 대규모 부지와 전력, 용수, 인력이 필수적인데 조성을 시작하는 데만 평균 9년이 걸린다”며 “이러한 제반 여건을 충족할 것으로 기대되는 서남권에 약 400조원을 투자해 새로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최 회장은 천문학적인 투자 규모에 따른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듯, 치밀한 재무 전략과 리스크 관리가 뒷받침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오늘까지 보이는 글로벌 수요는 아주 견조하며, 이러한 대규모 투자가 지속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공급 부족을 완벽히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시장 전망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SK는 리스크를 충분히 감안해서 실행 가능한 파이낸스 계획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경영 내실을 자신했다.
이어 “향후 10년 동안 SK는 100조 원 이상의 국내 투자를 끊임없이 집행해 나갈 것”이라며 “AI의 미래는 대한민국에서 만들어 나가겠다”는 포부와 함께 발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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