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가운데 부실 우려가 있는 사업장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커지는 가운데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도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 수위를 높이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회사의 해외 단일 부동산 투자 규모는 32조3000억원이며, 이 가운데 2조800억원(6.45%)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기한이익상실은 채무자의 신용위험이 커져 금융기관이 대출 만기 이전에도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해당 사업장에 투자한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손실 가능성이 현실화할 수 있는 위험 단계로 평가된다.
부실 우려 규모는 직전 분기 2조600억원보다 약 200억원(0.97%) 증가했다.
기존 기한이익상실 사업장의 상환과 청산이 일부 진행됐지만, 지난해 4분기 신규 부실 우려 사업장이 발생하면서 전체 규모가 소폭 확대됐다.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55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8000억원 증가했다.
금감원은 전체 금융권 자산 약 7738조원과 비교하면 해외 부동산 투자 비중은 0.7% 수준으로 금융시스템 전반의 건전성을 크게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권역별 투자 규모는 보험사가 31조4000억원(56.2%)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은행 11조9000억원(21.3%), 증권사 7조2000억원(12.8%), 상호금융 3조4000억원(6.1%), 여신전문금융회사 2조원(3.5%), 저축은행 1000억원(0.1%) 순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북미 투자 비중이 가장 높았다.
북미 투자 규모는 34조3000억원으로 전체의 61.4%를 차지했다. 이어 유럽 10조1000억원(18.1%), 아시아 3조6000억원(6.4%), 기타 및 복수지역 7조8000억원(14.0%) 순이었다.
북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최근 고금리 장기화와 공실률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자산 가치 하락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 금융권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글로벌 물가 상승과 주요국의 통화 긴축 가능성이 다시 커지고 있는 만큼 해외 부동산 투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최근 물가 상승 등에 따른 글로벌 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대되는 등 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해외 부동산 투자 현황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손실 인식 적정성 점검을 통해 금융회사 건전성 관리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개정된 대체투자 리스크 관리 모범규준의 이행 상황도 점검해 금융권의 해외 대체투자 리스크 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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