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28일(현지 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훈련장에 마련된 베이스캠프에서 열린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서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축구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책임론을 꺼내 들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축구마저 정쟁 소재로 삼는다"는 역풍도 만만치 않다.
김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에 “국민께 사과해야 할 입장에 있는 이 대통령이 도리어 적반하장격으로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질책하고 나섰으니, ‘당황’을 넘어 ‘황당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의 무능과 실책은 비판받아 마땅하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 엄중한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라면서도 “온 국민이 비판해도, 적어도 이 대통령만큼은 축구대표단에 뭐라 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엑스(옛 트위터)에 “전임 명예 프로축구단장이자 심정적 붉은악마로서 예상 밖 결과에 당황을 넘어 황당함을 느낀다”며 “결국 인사가 만사임이 다시 한번 증명됐다. 능력보다 네 편 내 편을 더 중시해 무능한 사람을 지휘관으로 선발하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고 축구협회를 질타했다.
김 의원 주장의 핵심은 "체육행정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이라는 논리다.
그는 “체육행정의 주무 부처는 문화체육관광부이고, 그 위의 최종 책임자는 대통령 아닌가”라며 “마치 남의 일 이야기하듯 유체 이탈 화법으로 은근슬쩍 묻어가기엔, 이 대통령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욱 어이가 없는 것은, 역대 최악의 인사를 반복하고 있는 이 대통령이 마치 ‘인사의 달인’인 것처럼 훈수를 둔다는 사실”이라며 “공사 구별을 못 하고, 자신의 변호인을 금융위원장에, 권익위원장에, 법제처장에, 심지어 UN대사에까지 임명한 사람은 바로 이 대통령 본인”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자신에 대한 공소를 취소시키기 위해 말 잘 듣는, 푸들 같은 이들만 검찰에 남겨두고, 소신을 지키는 검사들을 모두 좌천시키며 징계한 이 대통령이야말로 경질 제1호 대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그러나 김 의원의 반박 논리에도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축구협회는 정부로부터 독립된 민간 스포츠단체이며, 대표팀 운영과 감독 선임 역시 협회가 주도하는 구조다.
특히 이번 논란의 핵심인 홍명보 감독 선임은 현 정부 출범 이전 협회가 독자적으로 결정한 사안이어서, 현 정부의 체육행정 책임을 묻기엔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오히려 정부가 민간 스포츠단체의 감독 선임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비판받을 사안이라는 점에서, 김 의원의 논리는 스스로 모순을 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에서도 "월드컵 탈락으로 실망한 국민감정을 정부 책임론으로 연결하는 건 무리한 정치 공세"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국민이 축구로 하나가 되어야 할 시점에 여야가 책임 공방을 벌이는 모습 자체가 또 다른 실망을 안긴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편,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최종 순위는 34위로, 역대 월드컵 사상 최하 순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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