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진행하던 IPO 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복수의 내부 소식통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당초 올해 3~4분기 상장을 염두에 두고 투자은행과 변호사 등 자문단에 기업가치를 1조달러까지 끌어올릴 방안을 검토하도록 주문했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이 같은 오픈AI의 기류 변화에는 스페이스X의 상장 이후 흐름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최근 역대 최대 규모의 IPO를 진행했지만, 상장 직후 주가가 약세를 보이며 초대형 기술기업의 기업가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키웠다. 이 여파는 스페이스X에 그치지 않고 AI 기업 전반의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번지고 있다.
오픈AI 자문단은 1조달러 기업가치를 유지한 채 내년에 상장하는 방안과 기업가치를 낮춰 조기 상장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트먼 CEO는 기업가치 조정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적 흐름도 상장 일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픈AI는 지난해 연 매출 130억달러를 기록했고, 올해 이를 3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올해 들어 월 매출은 20억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용자 증가세도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 투자자들은 오픈AI 이용자 수가 10억명을 쉽게 넘어설 것으로 봤지만, 현재는 9억명대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료·저가 요금제 이용자에게 광고를 노출하거나 전자상거래 기업과 제휴해 쇼핑 기능을 추가하는 등 새 수익원도 아직 초기 단계다.
규제 변수도 커지고 있다.
오픈AI는 최신 모델 ‘GPT-5.6’의 일반 공개를 늦추고, 정부가 승인한 일부 파트너사에 먼저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최근 내부 직원들에게 새 모델 접속 대상을 오픈AI가 아닌 정부가 승인하는 형태로 운영할 방침을 설명했다.
올트먼 CEO는 백악관 국가사이버국(ONCD), 과학기술정책실(OSTP)과 출시 시기를 조율해왔지만,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으로부터 다른 기관 승인 없이 모델을 출시하지 말라는 경고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 CEO는 내부 메모에서 “이와 같은 방식을 우리가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을 정부에 분명히 밝혔다”며 “지속 가능한 접근법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초 AI 기업이 새 모델을 공개하기 최대 30일 전에 정부에 제출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앤트로픽이 첨단 모델 ‘미토스5’와 ‘페이블5’를 공개하자 안보 위험을 이유로 외국인 접근을 제한하는 수출통제 지침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스페이스X는 상장 이후 고평가 논란 속에서도 주요 지수 편입 호재를 확보했다. 26일 로이터통신(Reuters)에 따르면 나스닥은 스페이스X를 다음 달 7일부터 나스닥100 지수 구성 종목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나스닥100은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비금융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이 큰 100개 종목으로 구성되는 대표 기술주 지수다. 엔비디아, 애플, 아마존 등 미국 주요 기술기업들이 포함돼 있으며,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펀드 규모도 크다. 지수 편입은 통상 패시브 자금 유입으로 이어진다.
JP모건은 스페이스X의 나스닥100 편입으로 약 43억달러 규모의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 12일 나스닥에 상장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나스닥100 편입을 확정했다. 나스닥은 초대형 기업의 경우 빠르게 지수에 편입할 수 있는 ‘패스트 트랙’ 규정을 도입했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49억달러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완화된 편입 기준에 따라 조기 편입 대상이 됐다. 반면 S&P500 등을 관리하는 S&P글로벌은 주요 지수 편입 기준을 변경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의 S&P500 편입 평가는 12개월 뒤에나 가능하다.
리서치 업체 모닝스타의 마이클 필드 수석 전략가는 “수요가 매우 많았기 때문에 지수 편입이 신속하게 추진된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이를 반기겠지만 일부 펀드 매니저는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지수 편입을 통해 상장 초기 수급 측면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초대형 기술기업의 기업가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NYT는 스페이스X 상장 이후 시장 분위기와 AI 모델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오픈AI의 IPO 일정과 기업가치 산정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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