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미 더봄] 사랑은 밑으로 내려가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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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미 더봄] 사랑은 밑으로 내려가 쌓인다

여성경제신문 2026-06-29 13:00:00 신고

옛날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손톱만큼도 없는 사람 중 한 명이지만 심리학을 공부해 봤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가끔 한다. 유튜브라는 것이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온갖 공부와 강의를 누워서도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영상의 폐해도 물론 있지만 원하는 때에 아무 곳에서나 훌륭한 강의를 듣고 있노라면 ‘참 좋은 세상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심리학 중에서도 나와는 잘 어울리지 않지만 왠지 범죄심리학이 재미있다. 어릴 때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했고 형사나 프로파일러 같은 직업이 멋져 보였다. 별사람과 별사건이 다 일어나는 '막장세상'이어서 ‘도대체 왜 저럴까···’ 싶을 때, 저런 일도 인간의 심리를 분석하면 답이 나오는 상황인지 궁금해질 때도 많다. '한 길 사람 속'은 죽을 때까지도 알 수 없는 게 당연하겠지만 말이다.

평범하고 무난하고 슴슴하게 살아온 삶이라 어둡고 거친 세계는 잘 모르지만 손주를 키우는 할미로서 가장 두려운 것은 사춘기라는 질풍노도의 시기다. 마음의 질풍노도보다 그 파도를 품고 학교라는 공간에 모여 서로 부딪치며 일어나는 온갖 사건사고가 더 무섭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통과의례라지만 '꼰대라떼' 말투라 해도 어쩔 수 없지만, 진정 우리 때는 이 정도는 아니었다. 성인이 돼가는 불안정한 심리 상태에서 빚어진 일시적 일탈이라고 보기에는 요즘 청소년들의 학교폭력, 따돌림, 성 문제들은 이것이 아이들이 한 짓이 맞나 싶게 도를 넘어선 느낌이다.

어느 날부턴가 중얼중얼 욕을 하며 뉴스를 보는 나를 발견하고 뉴스를 보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어찌어찌 알게 되는 사건사고들을 안 본 척 외면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왜 이렇게 된걸까···?

학교 교사인 둘째 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손주가 입학한 뒤로는 걱정스러운 질문을 많이 한다. 그 세계를 알아야 대처가 되고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다. 교사 10년차인 둘째의 결론은 언제나 한결같다.

“문제아는 없어. 문제 가정이 있을 뿐.”

꽃길만 걸을 수는 없겠지만··· /이수미
꽃길만 걸을 수는 없겠지만··· /이수미

발단과 과정이 제각각인 수많은 사건사고를 파고들어 본질에 다다르면 그곳에는 언제나 아이를 잘못 키운 어른들의 방임이 도사리고 있단다.

타고나는 성격이야 조금씩 다르겠지만 모든 행동은 보고 배운 학습의 결과다. 나이를 먹고 보니 최선을 다해서 아이를 가르치고 키우는 부모 밑에 잘못되는 자식은 거의 없다. 좋은 학교에 다니고, 좋은 직업을 갖는 기준이 아니다. 아이의 만족과 행복을 놓고 보면 그렇다.

갓난아기를 집에 두고 게임을 하러 가는 철부지 부모, 이혼하면서 서로 아이를 내치는 모진 부모, 재혼 가정에서 학대받는 아이들···. 그런 유년기를 보낸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속에서 솟구치는 분노를 풀 곳은 나보다 약해 보이는 친구를 괴롭히는 일뿐이지 않을까.

세상은 나 혼자 살 수 없고 ‘왜 저러지?’ 싶은 사람도 이 세상의 구성원이어서 비껴갈 수도 없다. 살아 보니 최선의 양육은 사랑을 듬뿍 주고, 끝까지 책임지며 기를 쓰고 키워내 저 험한 세상으로 내보내는 일이다. 그것이 부모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잠 안오는 밤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면 밝고 희망찬 기분에 닿지는 못한다. 노인성 우울감이라고나 할까. 늙은 몸으로 딸 내외와 힘을 보태 키운 손주가 훗날 삶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갈 때, 혹시라도 할머니의 무한 사랑 눈빛을 생각해 내고 다리에 힘이 들어갔으면···.  그러면 여한이 없겠다.

여성경제신문 이수미 전 ing생명 부지점장·어깨동무 기자
leesoomi714@naver.com

이수미 전 ing생명 부지점장·어깨동무 기자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잡지사와 출판사 등에서 오랜 시간 취재 및 편집 업무를 담당하며 콘텐츠 전문가로 활동했다. 은퇴 후 손주의 육아를 전담하게 되면서 겪는 현실적인 고충과 그 속에서 발견하는 소소한 행복을 담은 <할머니의 황혼육아> 를 집필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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