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성 관장, 취임 인터뷰…올해 연간 관람객 100만명 목표
조선 기록문화·박람회 전시 예정…"왕실 유물 박물관 '메카' 역할"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경복궁을 찾는 관람객이 꼭 들러야 하는 곳이 되도록 문턱을 낮추고 다양한 전시를 선보이겠습니다."
배민성 국립고궁박물관장은 "올해 경복궁 관람객이 1천만명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궁궐과 박물관의 통합 투어(관람)를 이끌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취재진과 만난 배 관장은 취임 일성으로 "조선 왕실 문화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가유산청 산하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의 문화·역사를 소개하고 관련 소장품을 보존·관리하는 박물관으로, 2005년 개관했다.
작년 한 해 83만7천826명이 박물관을 찾았으나, 바로 옆 경복궁의 연간 관람객(688만6천650명)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올해 방문객은 48만1천621명(6월 21일 기준)으로, 연간 100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 관장은 "경복궁의 주 출입구를 살펴보면 (박물관과 가까운) 서쪽보다는 동쪽이 압도적으로 많다"며 "경복궁과 연계할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람객의 발걸음을 이끌 '해법' 중 하나로 문화상품을 꼽았다.
박물관 내 문화상품점에서는 왕실 유물을 활용한 상품과 전통 공예 작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 외국인 관람객이 수천만 어치를 사 간 것으로 알려졌다.
배 관장은 "'굿즈'(goods·상품) 마케팅을 강화해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기념품이나 선물을 사기 위해 꼭 들러야 할 곳으로 입소문 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유산청 출신인 배 관장은 문화유산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그는 올해로 개관 21주년을 맞는 박물관에 대해 "성숙하고 미래 지향적인 새로운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도약할 시기에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배 관장은 박물관 운영의 '기본'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박물관은 올해 1월 화재로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새벽에 공조실에서 시작된 불은 수 분 만에 꺼졌지만, 내부로 연기가 일부 유입돼 휴관하기도 했다.
배 관장은 "안전은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기본"이라며 "2028년까지 약 78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노후화된 설비를 순차적으로 교체 혹은 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포화 상태에 있는 수장 시설 확충에도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배 관장은 경기 화성에 들어설 수장고에 대해 "조선 왕릉과 연계한 개방형 수장고 형태의 분관이 될 것"이라며 "사전 타당성 평가 등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23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기록을 남기지 않은 채 수장고를 다녀가 논란이 인 것에 대해선 관련 절차를 정비했다고 밝혔다.
배 관장은 "외부인이 출입할 경우, 공문으로 기록을 남겨 사전에 확인하도록 박물관 수장고 출입 관리 매뉴얼(지침)을 보완했다"고 말했다.
다만, 박물관 입장료 유료화에 관해서는 말을 아꼈다.
최근 K-컬처에 대한 관심이 큰 가운데 국립중앙박물관을 중심으로 유료화 논의가 수면 위로 올랐다. 국가유산청은 궁궐 관람료 현실화도 고민 중이다.
배 관장은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은 채 "문화유산 보존과 더불어 관람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박물관은 다음 달 부산에서 새로운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7월 19∼29일) 개최를 기념해 부산박물관과 함께 여는 '조선의 기록과 문화, 만세에 전하노니' 특별전은 기록유산에 주목한다.
전시는 '조선 기록문화의 꽃'으로 여겨지는 조선왕조실록과 의궤, 조선 왕실의 어보(御寶·국가적 문서에 쓰던 임금의 도장) 등을 한자리에 모을 예정이다.
연말에는 1893년 미국 시카고 세계박람회, 1900년 프랑스 파리 세계박람회에 조선이 출품한 유물을 조명하는 '세계박람회'(가제) 전시를 선보일 계획이다.
배 관장은 "추후 독일 프로이센 왕국, 스페인 왕실 유물을 소개하는 전시도 검토 중"이라며 "왕실 유물 박물관의 '메카'(중심)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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