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노조, 초기업노조 떠난다…96.5% 찬성으로 독자 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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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 노조, 초기업노조 떠난다…96.5% 찬성으로 독자 노선

M투데이 2026-06-29 11:42:0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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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엠투데이 이세민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삼성그룹 초기업노조를 떠난다. 삼성 계열사 노조들의 공동 대응 체제에서 벗어나 기업별 노조로 독자 교섭에 나서겠다는 결정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초기업노조 탈퇴와 조직 형태 변경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안건은 가결됐다.

투표에는 의결권이 있는 조합원 4005명 가운데 2479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2392명이 찬성해 찬성률은 96.5%를 기록했다. 조합원 과반 투표와 투표자 3분의 2 이상 찬성이라는 가결 요건을 넘겼다.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삼성전기 제1노조에 이어 삼성그룹 초기업노조를 탈퇴하는 두 번째 사례가 된다. 지난해 2월 출범한 삼성그룹 초기업노조는 약 7만3000명 규모로 주목받았지만, 주요 참여 노조 이탈로 조직 운영에 부담을 안게 됐다.

이번 결정은 공동 투쟁보다 자사 현안에 집중하는 것이 더 실효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임단협 협상이 장기화되고 쟁의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초기업노조 체제만으로는 조합원 요구를 빠르게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을 마무리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초기업노조 내 중심 축이던 삼성전자 노조가 사측과 합의에 이르면서 공동 투쟁의 구심력이 약해졌다. 계열사마다 임금 체계와 이해관계가 다른 만큼 일괄 대응의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해 12월부터 임단협 교섭을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임금 인상률과 성과 보상, 인사제도 개선 등을 놓고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조는 협상 초기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지급, 기본급 평균 14% 인상,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등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임금 6.2%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노조는 기존 요구보다 낮춘 수정안을 전달한 상태다.

쟁의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도 커졌다. 노조는 지난 4월 말 부분 파업을 진행했고, 지난달 1일부터 5일까지는 대규모 전면 파업을 벌였다. 이후에도 연장근무와 휴일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은 수당 감소로 급여 손실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 투쟁에 대한 내부 부담이 커지면서 독자 노선을 통해 협상 효율성을 높이려는 요구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출처=삼성바이오로직스

업계에서는 이번 전환이 향후 교섭 방식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 초기업노조 내 다른 계열사와 보조를 맞추기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임금 체계와 현안에 맞춘 협상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사측 입장에서도 협상 상대가 기업별 노조로 좁혀지면 구체적인 안을 두고 논의하기 쉬워질 수 있다. 외부 연대 변수가 줄어들면서 실리 중심의 협상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위원장은 초기업노조 탈퇴에 대해 “독자노선으로 현 교섭 현안에 집중하는 의미”라며 “실질적인 도움이나 교섭력에 크게 도움이 안 됐기에 독자노선을 구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변수는 남아 있다.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소송의 2심 판단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법원 판단에 따라 노사 양측의 대응 전략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노사는 다음 달 1일과 2일 다시 교섭에 나설 예정이다. 초기업노조 탈퇴로 공동 투쟁 구도는 약해졌지만, 기업별 현안에 집중한 협상은 오히려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선택은 삼성그룹 노조 지형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주요 계열사 노조가 초기업 연대보다 독자 생존을 택하면서, 삼성 계열사 노사관계는 공동 전선보다 개별 교섭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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