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홀 여성을 다룬 유튜브 영상에 악성 댓글을 단 작성자가 6개월 만에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 AI 생성 이미지
호주 워홀 여성을 다룬 유튜브 영상에 “야스해서 딸러라도 벌어오지”라는 댓글 한 줄. 6개월 만에 이 댓글은 경찰 진정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성명불상 81명 중 한 명으로 특정된 작성자는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모욕죄나 통신매체 이용음란죄 성립의 최대 관건으로 ‘피해자 특정성’을 꼽으면서도, “섣부른 해명은 독이 될 수 있다. 조사 전 정보공개청구와 변호인 의견서 제출 등 초기 대응이 사건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야스해서 돈 벌어오지”…6개월 만에 날아온 경찰의 ‘경고’
사건의 발단은 6개월 전 한 누리꾼이 남긴 댓글 한 줄이었다. ‘흔한 호주 워홀 인플루언서 근황’이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 즉 호주 워킹홀리데이로 간 여성들을 비판적으로 짜깁기한 콘텐츠에 “야스해서 달러라도 벌어오지”라고 쓴 것이다.
성행위를 뜻하는 은어 ‘야스’가 포함된 이 댓글은 잊히는 듯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1월, 이 댓글을 포함한 다수 댓글에 대한 진정이 접수되면서 상황은 급반전됐다.
그는 ‘성명불상 81명’의 피진정인 중 한 명으로 특정됐고, 경찰은 구글 계정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한 뒤 사건을 그의 주소지로 이관했다. 순식간에 경찰 조사를 앞둔 신세가 된 것이다.
모욕죄? 통매음?…‘특정인’ 향하지 않았다면 처벌 어렵다
법률 전문가들은 댓글의 표현 수위 자체는 문제가 될 소지가 크지만, 실제 처벌까지는 여러 법적 허들을 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사건에 적용될 수 있는 혐의는 모욕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그리고 통신매체 이용음란죄(통매음)다. 변호사들은 이 중 어떤 죄가 적용되든 가장 중요한 열쇠는 ‘피해자 특정성’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이주헌 변호사는 “모욕죄(형법 제311조)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은 모두 '피해자가 특정'되어야 성립합니다”라고 단언했다. 영상이 여러 인물을 짜깁기한 것이고 댓글 역시 특정인을 지목하지 않았다면, 개개인에 대한 모욕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통매음의 경우에도 쟁점은 비슷하다. 법률사무소 명중의 임승빈 변호사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성폭력처벌법 제13조)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만족시킬 목적'과 '특정 상대방에 대한 도달'이 핵심 요건입니다”라고 설명하며, 특정인에게 1:1로 성적 메시지를 보낸 구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짚었다.
“섣부른 해명은 독”…변호인단이 제시한 ‘골든타임’ 생존법
쟁점이 명확한 만큼, 변호사들은 ‘초기 대응’이 사건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조언했다. 법무법인 약속의 조범수 변호사는 “아직 입건 전이고 출석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첫 진술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라며 현재를 가장 중요한 시기로 꼽았다.
특히 전문가들은 섣부른 감정적 해명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이동규 변호사는 “주소지 관할 경찰서로 사건이 완전히 이송된 것을 확인하신 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진정서 내용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순서입니다”라며, 방어 전략 수립의 첫 단추를 제시했다.
법무법인 도모의 김강희 변호사는 한 발 더 나아가 구체적인 준비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출석 전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문장 단위로 만들어 두고, 영상 속 인물을 단정하거나 재차 평가하는 표현은 피하는 방향이 안전합니다”라고 조언하며, 이를 바탕으로 “변호인 의견서는 댓글의 도달 상대, 목적, 표현 수위, 영상 맥락, 다수 피진정 구조를 묶어 혐의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점을 정리하는 방식이 적절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섣불리 혼자 대응하기보다, 법률 전문가와 함께 논리를 구축해 첫 조사에 임하는 것이 ‘기소유예’나 ‘무혐의’를 이끌어내는 최선의 전략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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