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N뉴스] 류승우 기자┃마지막 퍼트 하나가 메이저 챔피언을 갈랐다. 천둥과 번개로 경기가 세 시간 넘게 늦춰졌고, 출발은 보기였다. 그러나 흔들리던 흐름은 오래가지 않았다. 유해란(25)은 차분하게 경기를 다시 세웠고, 마지막 18번 홀 파 퍼트를 홀 안으로 밀어 넣으며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완성했다.
유해란은 29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KPMG 여자 PGA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 윤이나를 두 타 차로 따돌리며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95만 달러(약 29억9000만원)다.
악천후도, 초반 위기도 넘은 챔피언의 집중력
출발은 순탄하지 않았다. 1번 홀 보기로 문을 연 유해란은 3번 홀 버디로 분위기를 바꾸는 듯했지만, 4번 홀과 5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적어내며 공동 선두까지 밀렸다. 메이저 마지막 날, 가장 흔들리기 쉬운 순간이었다.
6번 홀을 파로 막아 숨을 고른 뒤 7번 홀 버디로 다시 공동 선두를 회복했고, 전반 마지막 9번 홀에서는 4.4m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며 다시 단독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전반 성적은 버디 3개와 보기 3개. 타수를 크게 줄이지는 못했지만,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이 결정적이었다.
후반 버디로 승부 뒤집다… 메이저는 달랐다
경기 양상을 바꾼 건 12번 홀이었다. 12번 홀에서 러프를 벗어난 뒤 침착하게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렸고, 4.3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추격하던 브룩 헨더슨과 격차를 벌렸다.
이어 헨더슨이 13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면서 리드는 세 타 차까지 커졌다. 유해란은 무리한 승부를 피했고, 어려운 홀에서는 파를 지키는 운영으로 흐름을 이어갔다.
16번 홀 파 세이브 역시 우승을 향한 중요한 장면이었다. 흔들릴 만한 위기에서도 실수를 허용하지 않았고, 마지막 18번 홀에서는 침착하게 파를 기록하며 두 팔을 들어 올렸다.
박세리부터 양희영까지… 한국 우승 계보 이어간 유해란
이번 우승은 개인에게도, 한국 여자골프에도 여러 기록을 함께 남겼다.
2023년 LPGA 신인왕인 유해란은 지난달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어내며 시즌 첫 승을 가장 큰 무대에서 신고했다. LPGA 통산 네 번째 우승이자 첫 메이저 타이틀이다.
한국 선수의 KPMG 여자 PGA챔피언십 우승도 다시 이어졌다. 2024년 양희영 이후 2년 만이다.
이 대회는 한국 선수들과 깊은 인연을 맺어온 메이저다. 박세리가 세 차례 정상에 올랐고, 박인비는 2013년부터 3년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이후 박성현, 김세영, 전인지, 양희영에 이어 유해란까지 이름을 새기며 한국 여자골프의 우승 계보를 이어갔다.
한국 선수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윤이나가 단독 2위에 올랐고, 김세영과 김아림이 공동 8위를 차지했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도 공동 8위에 머물렀다.
이번 시즌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 우승은 이미향, 김효주에 이어 유해란까지 세 번째다. 18번 홀 그린을 내려오던 유해란은 마침내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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