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17일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들의 치열한 각축전이 진행 중이다. 그 경쟁의 중심에는 자신의 '뿌리'를 강조하는 이른바 적통론이 자리 잡고 있다. '족보'를 따져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 속에 당내 갈등이 갈수록 심화하는 모양새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24일 당 대표직을 사퇴하면서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을 차례로 거론했다. 김 전 대통령을 "평생 민주주의와 인권, 한반도 평화에 헌신한 김대중 대통령이 정신적 지주"라고 추켜세웠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통합의 나라, 반칙과 특권이 없는 나라, 사람 사는 세상, 저는 그런 노무현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나는 노사모이자 노무현 키즈"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코로나 방역 선진국이 될 수 있었고 문화강국 기틀을 놓은 것은 문재인 정부의 업적"이라고 말해 문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칭송을 늘어놨다. 정 전 대표는 사퇴 당일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광주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그는 지난 26일 광주 김대중정치학교 워크숍 특강에서 "저는 김대중 키즈"라며 "제 몸처럼 민주당을 사랑하고 저의 정치의 역사는 사실은 김대중 대통령과 함께하고 배운 시간, 제 사고와 정치의 틀을 구성했던 시간과 연결돼 있다"고 역설했다.
김 총리는 "공부하는 정당이 최고의 정당이고 김대중을 만든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학습이었다"며 "당원주권 시대의 전제는 공부하는 당원"이라고 강조했다. 호남에서 자신이 김 전 대통령의 적자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경쟁자인 정 전 대표가 주장하는 '당원주권시대'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튀어나왔다. 송영길 의원은 29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정청래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완전히 등을 져서 장례식에 참석도 못 했다"고 직격했다.
그는 "김민석 총리를 공격하려고 '노무현 적통'을 따지면 다른 분은 몰라도 정 전 대표는 그렇게 할 수가 없을 것"이라며 "우리 모두가 노 대통령을 못 지킨 것에 대한 공동의 책임이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우리 2030세대 삶의 문제와 소상공인들의 많은 애로점을 해결하는 데 지혜를 모으는 전당대회로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정 전 대표만 적통인가. 제가 볼 때 더 적통은 김 총리"라고 단언했다. 이어 "(김 총리가) 32세일 때 영등포에서 국회의원과 총재 비서실장을 시켰다"며 "오늘까지 김 전 대통령을 존경하고 그 가르침을 받고 있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 출마가 거론되는 고민정 의원도 지난 26일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하늘에 계신 그분들께서 그런 것들을 인정하시겠나"라며 "어떤 계파에 서있었다고 그 사람이 적통인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나는 노무현의 사람'이라고 애기했나"라며 "민주당의 적통에 대한 싸움을 할 거면 누가 더 민주당스러운 정책과 방법으로 당을 이끌어 갈 것인지를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폴리뉴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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