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조 도박왕’ 오른팔 도피 목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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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도박왕’ 오른팔 도피 목격담

일요시사 2026-06-29 10:07: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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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필리핀을 거점으로 2조원대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 한창훈 조직의 실체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한창훈은 이른바 ‘꽃계열’ 도박 사이트 조직의 총책이다. 꽃계열은 개나리, 연꽃 등 꽃 이름이 붙은 불법 도박 사이트들이 같은 운영망 아래 움직였다는 뜻에서 불린 명칭이다.

겉으로는 서로 다른 사이트처럼 보이지만, 운영 방식은 같다. 회원 모집, 충전·환전, 대포통장을 관리하는 텔레그램 단체방을 운영하는 범죄 플랫폼에 가까웠다. 수사기관이 파악한 사이트만 23개. 도박 자금 규모는 약 2조원대, 매출 기준으로는 2조800억원대까지 거론된다. 대부업체, 후원금, 엔터테인먼트 업계 등에 투자 형식으로 수익금이 유입됐다가 돌려받는 형태의 세탁 방식이 동원했다.

한창훈 조직원

문제는 총책 한창훈이 붙잡힌 이후에도 조직의 핵심 인물들이 여전히 해외와 국내 외곽에 숨어 지내고 있다는 점이다. 한창훈의 오른팔이자 ‘전무’로 통하는 1982년생 류명석, 인터넷 방송업계에서 ‘예비회장’으로 알려진 장모씨,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들이 연관돼있다는 제보자들의 진술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한창훈의 꽃계열 조직원이 하나씩 드러나는 국면이다. 꽃계열 조직은 단순 도박 사이트 운영 조직이 아니었다. 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국내 이용자를 상대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국내에서는 자금 수거와 충전·환전, 대포통장 관리, 현금 인출, 총판·홍보 라인이 붙었다.

자금 관리는 류씨가, 총판 및 홍보 관리는 장씨로 알려졌다. 이용자가 돈을 입금하면 충전팀이 포인트를 지급하고, 이용자가 환전을 신청하면 환전팀이 차명계좌를 통해 돈을 내보내는 구조다.

수사기관은 이들이 2014년 12월부터 장기간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 23개를 운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이용자들의 돈은 대포통장과 가상계좌, 현금 인출책을 거쳐 여러 갈래로 흩어졌다.

일부는 부동산, 고가 시계, 법인 인수 자금 등으로 세탁된 정황도 제기된다. 한창훈 사건에서 압수·확인된 것으로 알려진 현금 다발, 고가 차량, 리차드밀 시계, 부동산, 법인 인수 과정이 실제로 드러났다. 불법 도박 자금이 단순히 계좌에 머물지 않고 정상 사업 자금처럼 포장됐다는 것이다.

꽃계열의 실체를 밝히려면 사이트 운영자를 잡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누가 환전과 세탁을 했고, 그 돈을 합법 산업으로 흘려보냈는지 여부를 추적해야 한다. 이 구조에서 최근 새롭게 지목된 인물이 류명석이다.

내부 제보자는 “1982년생 류명석은 인터폴 적색수배 중이며, 필리핀 세부에 숨어 있다”며 “현지인 여자친구가 대신 업무를 봐주고 있다”고 말했다.

불법 도박금, 엔터·별풍선·대부업체로
‘꽃계열’ 전무 류명석 인터폴 적색수배

정보원들에 따르면 류씨는 단순 직원이 아니라 돈의 흐름을 만진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한 정보원은 “류명석은 사이트 운영보다 환전책이자 자금 세탁책으로 봐야 한다”며 “스스로 말하길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회장 C씨가 자신들의 세탁 역할을 자처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보원도 “한창훈 밑에서 돈을 만진 사람들이 따로 있었고, 류명석은 그중에서도 이름이 계속 나온다”고 주장했다.

류명석은 꽃계열 범죄수익 흐름을 설명할 수 있는 핵심 인물이다. 수사당국이 하루빨리 필리핀 당국과 공조해 소재와 신병 확보 가능성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류명석과 별도로 커뮤니티에서 꾸준히 거론되는 이름이 있다. 2019년 인터넷 방송업계에서 ‘예비회장’으로 알려진 장씨다. 장씨는 과거 아프리카TV 등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서 거액의 후원금을 쏜 ‘큰손’으로 알려졌다. 커뮤니티 게시물들에서는 장씨가 꽃계열과 연결돼있다는 의혹이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한 게시물은 ‘예비회장 꽃계열 하면 도박왕’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왔고, 또 다른 게시물은 “예비회장 돈세탁” “입출금에 여캠이 도움” “필리핀에서 도주” 등의 주장을 담고 있었다. 또 다른 게시물에는 “예비회장, 해외에서 도박 사이트 운영 중” “검은돈 세탁”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또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레커 연합 스폰서 큰손이 꽃계열이고 예비회장이라는 장씨가 있다” “돈세탁, 불법토토 관련”이라는 식의 글도 확인된다. 또 “한창훈 사건의 자금세탁을 도운 동업자 장씨” “예비회장 닉네임으로 활동한 장씨가 한창훈의 도박 사이트 지분에 참여했다”는 취지의 주장도 나왔다.

장씨의 이름은 실제로 한창훈 조직 사건 수사 자료에서 언급된다. 특히 장씨가 인터넷 방송업계에서 17억원에 달하는 별풍선을 후원한 자로 알려졌고, 그 자금 출처를 두고 돈세탁 의혹이 제기돼 왔다.

도박자금은 현금으로만 세탁되지 않는다. 별풍선, 후원금, 광고비, 리워드, 엔터테인먼트 투자금, 행사비, 콘텐츠 제작비처럼 보이는 돈도 자금세탁 통로가 될 수 있다. 한창훈의 불법 자금이 BJ에게 별풍선으로 입금되고, 이를 다시 현금으로 돌려받는 형태다.

정보원들은 꽃계열 자금이 인터넷 방송과 엔터테인먼트 업계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만약 류씨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꽃계열 도박자금은 단순히 대포통장과 현금 인출 단계를 넘어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일부 자금 흐름과 맞닿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자금세탁에 취약한 지점이 있다. 투자금 명목으로 큰돈이 들어올 수 있고, 광고비·행사비·출연료·매니지먼트 비용·콘텐츠 제작비 등 다양한 지출 명목을 만들 수 있다.

“엔터 회장 C씨가 돈세탁 조력”
별풍선 17억 장씨는 홍보 담당

인터넷 방송 후원금도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팬이 방송인에게 후원한 돈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특정 자금이 플랫폼을 거쳐 세탁되는 구조로 악용될 수 있다. 별풍선 등 유료 후원 아이템은 플랫폼 수수료와 BJ 정산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돈의 출처를 흐리기 쉽다.

<일요시사>가 만난 장씨의 지인은 “한창훈은 장씨가 도박 사이트를 실제로 운영한 책임자라고 주장했다”며 “사실 장씨는 온라인 광고를 통해 도박 사이트 이용자를 끌어들인 일종의 바람잡이 역할이고, 한창훈이 장씨의 입을 막기 위해 매월 수천만원씩 생활비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장씨는 필리핀 세부에 칩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단순 후원자가 아니라 한창훈 조직의 외곽 자금·홍보 라인에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들의 국내 송환 여부에 관해 비교할 만한 사례가 있다. 필리핀 마약왕 박왕열이다. 박왕열은 필리핀에서 수감 중인 상태에서도 국내 마약 유통을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오랜 기간 송환이 지연됐지만, 결국 한국 정부와 필리핀 당국의 외교·사법 공조 끝에 국내로 압송됐다. 정부는 박왕열을 국내 수사기관에 인계하고, 공범과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에 숨어 있거나 현지 수용시설에 있는 범죄자라도, 정부가 의지를 갖고 움직이면 송환과 수사는 가능하다.

한창훈이 현지에서 붙잡혔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꽃계열의 하부 조직원, 환전책, 대포통장 모집책, 현금 인출책, 별풍선 세탁 의혹 관계자, 엔터테인먼트 업계 조력자들이 하나씩 나와야 한다.

필리핀 세부에 숨어 지내는 류명석을 수사 당국이 필리핀 당국과 공조해 신병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박왕열 사건에서 확인된 것처럼 초국가범죄는 단순 수배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법무부, 경찰청, 검찰, 인터폴, 필리핀 수사기관이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예비회장’ 연결?

필리핀은 한국인 도피 범죄자들이 반복적으로 숨어드는 지역이다. 도박, 마약, 보이스피싱, 투자 사기, 자금 세탁 조직이 현지에 거점을 두고 국내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이어가는 사례가 끊이지 않았다. 문제는 이들이 현지에서 체포되더라도 송환이 지연되거나, 현지 사법 절차와 수용시설을 방패 삼아 시간을 끄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박왕열 사건은 그 구조를 깬 사례였다. 한창훈은 물론이고, 류명석 등 조직원과 장승욱 등 외곽 조력 의혹 인물까지 수사선상에 올려 돈의 행방을 확인해야 한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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