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잘못인데 빚은 왜 내 몫?"…'재산분할 포기'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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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잘못인데 빚은 왜 내 몫?"…'재산분할 포기'의 함정

로톡뉴스 2026-06-29 09:43:1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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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시 '재산분할 포기' 약속은 본인 명의의 대출금까지 떠안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결심한 A씨. "재산분할은 서로 요구하지 말자"는 남편의 제안을 덜컥 받아들였다가 수억 원의 빚을 혼자 떠안을 위기에 처했다.

본인 명의의 아파트와 대출금. 이대로 이혼하면 어떻게 될까?

법률 전문가들은 "'재산분할 포기' 합의의 위험성을 모르고 서명하면 돌이킬 수 없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재산분할 없음"…그 위험한 약속의 실체

남편의 유책 사유로 결혼생활의 종지부를 찍기로 한 A씨. 남편의 "재산분할은 서로 요구하지 말자"는 제안에 복잡한 절차를 피하고 싶어 동의했다.

그러나 문제는 간단치 않았다. 부부가 함께 의논해 신생아 대출로 마련한 신혼집이었지만, 집과 대출 명의가 모두 A씨 앞으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남천우 변호사는 "단순히 재산분할을 포기하는 것처럼 보이는 합의가 실제로는 상당한 채무를 의뢰인님이 단독으로 떠안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며 섣부른 합의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남편에 대한 배신감에 더해 경제적 파산 위기까지 겹치며 A씨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명의자는 당신, 은행은 사정 안 봐줘"…변호사들의 만장일치 경고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위험한 합의'라고 입을 모았다. 은행은 이혼 사유나 부부 간의 내부 합의를 고려하지 않고, 오직 계약서에 서명한 '채무자'에게만 상환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재산분할은 예금이나 부동산 같은 '플러스 재산'뿐만 아니라, 대출금 같은 '마이너스 재산'도 함께 나누는 과정이다.

홍현필 변호사는 "유책사유로 인한 위자료 청구권과 재산분할은 완전히 별개의 권리이므로, 남편에게 잘못이 있다고 하여 부채 분담을 논하지 않고 재산분할을 포기하는 합의는 불리하게 작용합니다"라고 경고했다. 남편의 잘못과 재산 문제는 별개로 다뤄야 한다는 뜻이다.

위기 속 기회?…'이것'부터 계산하라

하지만 모든 상황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신중한 의견도 있다. 이민철 변호사는 "다른 분들의 우려와 달리 이 상황이 질문자님에게 반드시 불리한 것만은 아닙니다"라며 '순자산 가치'를 따져볼 것을 제안했다.

만약 아파트의 현재 시세에서 남은 대출금을 뺀 순자산이 플러스(+)라면, 남편에게 재산을 분할해주지 않고 온전히 지킬 수 있어 오히려 경제적으로 유리한 합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따라서 지금 당장 대출을 혼자 갚아야 한다는 사실에 불안해하시기보다는 부동산을 통해 현재 신혼집의 정확한 매매 시세를 확인하시고 남은 대출 원금을 빼서 질문자님에게 실제로 이득이 되는지 손해가 되는지를 먼저 냉정하게 계산해 보시는 과정이 필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집값이 떨어져 대출금이 시세보다 많다면 즉시 합의를 중단해야 한다.

'독박 채무' 피하려면 합의서에 '이 문구' 넣어라

결국 전문가들의 조언은 하나로 모인다. 바로 '구체적인 서면 합의'다. '재산분할 없음'이라는 모호한 문구 대신 대출금 분담 책임을 명확히 문서로 남겨야 한다는 것이다.

홍현필 변호사는 "아파트 소유권을 본인이 보유하는 대신 대출금 잔액의 일정 부분을 남편이 정산하거나 매달 대출 원리금의 일부를 본인에게 지급한다는 구체적인 채무 분담 약정을 협의이혼 조건에 반드시 포함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만약 당사자 간 합의가 어렵다면, 법원 조정관이 개입하는 '조정이혼'을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추은혜 변호사는 덧붙였다.

한편, 전종득 변호사의 의견에 따르면 재산·채무를 구체적으로 정리하지 않은 채 단순히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는다'고만 한 합의는 법적으로 무효가 될 수 있어, 이혼 후 2년 안에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제기할 길도 열려 있다.

하지만 불필요한 분쟁을 피하려면 도장을 찍기 전 대출 문제를 명확히 매듭짓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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