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영민 기자]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군사공방을 멈추고 오는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실무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호르무즈해협 화물선 공격 이후 공습과 반격이 오가면서 당초 핵 프로그램을 다루려던 후속 회담은 해협 통항 문제로 옮겨갔다.
협상의 초점은 선박의 안전 통항과 항로 조정 체계 구축에 맞춰질 전망이다. 미군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간 통항 조정 핫라인이 아직 가동되지 않은 만큼, 도하 협상 결과가 호르무즈해협 긴장 완화 여부를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MOU 서명 11일 만에 충돌…미·이란, 공격 중단 합의
미국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28일(현지시간) 미국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과 이란이 서로를 향한 공격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미 당국자는 양측이 “모든 물리적 군사행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오는 30일 도하에서 호르무즈해협 관련 분쟁 해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담은 당초 스위스에서 열려 이란 핵 프로그램을 다룰 계획이었으나, 해협 통항 문제를 둘러싼 군사 충돌이 재발하면서 장소와 의제가 모두 바뀌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17일 전쟁 종식 MOU에 서명했다. MOU에는 이란이 상업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미국은 이란 항구 봉쇄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이란이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사전 조정 필요성을 다시 주장하면서 합의 이행 방식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상선 공격 뒤 보복 공습…충돌 확대 우려 커져
군사적 긴장은 지난 25일 이란의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민간 선박을 공격한 뒤 급격히 높아졌다.
싱가포르 선적 화물선이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공격을 받은 뒤 미국은 이란의 미사일·드론 관련 시설을 타격했고, 27일에도 파나마 선적 유조선이 호르무즈해협 인근을 지나다 공격을 받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판하며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도 미국의 추가 공격이 이어질 경우 외교 절차가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핵 협상 밀리고 호르무즈 통항관리 전면 부각
당초 30일 스위스에서 예정된 회담의 중심 의제는 이란 핵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호르무즈해협에서 선박 공격과 보복 공습이 이어지면서 협상의 초점은 해협 통항관리로 바뀌었다. 양측 모두 전쟁 종식에는 의견을 같이하지만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이란은 해협 통항 과정에서 자국의 관리 권한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상업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과 안전 보장을 강조하고 있다.
호르무즈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 교역과 LNG 교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통로다. 해협 통항이 불안정해지면 원유·LNG 가격뿐 아니라 선박 보험료, 항로 선택, 중동 수출입 물류에도 영향을 준다.
◇핫라인 아직 미가동…실무 협상 결과가 관건
미군과 IRGC 간 통항 조정 핫라인도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주 스위스 고위급 회담에서 해협 내 선박 통항을 조정하기 위한 전화 핫라인 구축에 합의했지만, 연락망은 아직 가동되지 않았다.
핫라인은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민간 선박이 어느 항로를 이용할지, 군 당국이 선박 이동을 어떤 방식으로 확인할지 정리되지 않으면 오인 공격과 보복 공습이 반복될 수 있다.
도하 협상단에는 미국 측에서 닉 스튜어트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 결과에 따라 호르무즈해협 통항 조정 체계와 상업 선박 보호 조치의 실효성이 판가름날 전망이다.
Copyright ⓒ 직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