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만 찾는 '피곤한 소비자'…가구당 지출은 8.3% 감소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미국 소비자들이 고물가 속에서도 아마존의 대규모 연례 할인 행사인 프라임데이(Prime Day)에 역대 최대 규모의 지출을 쏟아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허리띠를 졸라맨 '피로한 소비자'의 민낯이 드러난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마존 프라임데이(6월 23∼26일) 기간 미국 내 전체 온라인 매출은 264억 달러(약 40조5천억원)로 집계됐다.
전년 프라임데이 대비 9.3% 증가한 것으로, 전자상거래 데이터 연구업체인 어도비 애널리스틱스가 앞서 제시한 추정치 263억 달러를 소폭 웃돈 수치다.
전자제품·의류(각 24%), 완구(20%) 등에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할인이 이뤄진 가운데, 강한 할인이 소비자들을 고가 상품 구매로 이끌었다고 어도비는 분석했다. 후불결제(BNPL) 주문 비중은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그러나 가구별 지출은 뒷걸음쳤다. 소비자 조사업체 누메레이터에 따르면 4일간 가구당 아마존 평균 지출액은 143달러로 전년 대비 8.3% 줄었다.
평균 주문액도 47.66달러로 전년(53.34달러)에서 줄었다.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의 소냐 라핀스키 리테일 부문 대표는 "소비자들이 더 쓰는 게 아니라 좋은 할인을 찾아 지갑을 분산하는 것"이라며 "이는 '피곤한 소비자'(fatigued consumer)를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CFRA리서치 애널리스트 아룬 순다람은 전년 대비 11.1% 늘어난 세금 환급금(올해 평균 3천462달러)이 소비를 떠받쳤지만, 이 효과는 하반기 쇼핑 시즌까지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런 소비 지표는 금리 결정을 앞둔 케빈 워시 신임 의장 체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심을 더욱 깊게 한다.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이 전년 대비 4.1%로 치솟은 가운데 소비마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자 연준의 금리 동결 명분이 흔들리고 있다.
피치레이팅스의 올루 소놀라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소비자는 꺾이지 않았다"며 "금리 인상을 피하길 바라는 시장에 데이터가 불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워시 의장이 이달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물가 안정을 12차례 강조하며 매파적 기조를 천명한 만큼 소비·물가가 동시에 버티는 현재 상황은 추가 긴장 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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