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공급 충격 삼킨 '수요 둔화'… 국제유가 60달러대 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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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공급 충격 삼킨 '수요 둔화'… 국제유가 60달러대 회귀

뉴스로드 2026-06-29 08:24: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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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정박 중인 유조선/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정박 중인 유조선/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라는 거대한 공급 충격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가 원유 시장을 지배하면서, 투기적 매수세가 빠르게 이탈한 결과로 풀이된다. 주요 외신들은 산유국들의 공급망 차질보다 거시 경제의 펀더멘털 악화가 유가에 더 강력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시장 분석을 인용해 "최근 국제 유가의 급락은 시장에 누적되었던 투기적 매수 포지션이 공격적으로 청산된 결과"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미국의 전략비축유(SPR)가 198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구조적인 가격 지지선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됐음에도, 차익 실현 물량과 수요 둔화 우려가 이를 압도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통신 역시 최근의 유가 안정세에 대해 "투자자들의 시선이 무력 충돌의 공포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를 위한 평화 회담으로 이동했다"고 짚었다. 시장 일각에서 우려했던 '오일 쇼크' 수준의 급등 대신,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빠르게 소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중동 갈등 심화로 지난 4월 한때 배럴당 120달러 선을 위협했던 브렌트유와 110달러를 돌파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최근 각각 70달러대 초반, 60달러대 후반까지 30% 이상 급락한 핵심 원인으로 '수요 파괴(Demand Destruction)'를 꼽는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등 주요 싱크탱크는 글로벌 원유 무역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물류 동맥이 위협받는 사상 초유의 공급 차질 속에서도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주요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실물 경제의 둔화 폭이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깊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유가의 하향 안정화는 국내 산업계에 복합적인 파장을 미치고 있다. 반도체, 석유화학 등 전력 및 에너지 소비가 많은 핵심 제조기업들은 하반기 원가 부담을 크게 덜 수 있게 됐다. 글로벌 공급망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진 점도 긍정적이다.

반면 해운업계와 물류 시장은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선박 연료비 부담은 줄었지만, 유가 급락의 기저에 '글로벌 소비 침체'가 깔려 있는 만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등 주요 해운 운임과 하반기 글로벌 물동량 펀더멘털에는 부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스로드] 고찬규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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