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인터뷰…"韓·EU, 더 많이 협력하게 될것…정상회담 계기 탄력"
"북핵 CVID 위해 계속 노력해야…북러 협력은 韓·EU 모두에 위협"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우고 아스투토 주한유럽연합(EU)대사는 한국과 EU가 같은 지정학적 위기를 함께 겪는 유사입장국들로서 협력을 더 강화해야 하며, 최근 쟁점으로 부상한 EU의 철강 관세 논의는 생산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과 러시아 간의 불법적 군사협력이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면서 북한의 비핵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스투토 대사는 지난 26일 서울 주한EU대표부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지난 10일 벨기에에서의 한-EU 정상회담에 대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한국과 EU의 전략적 파트너십에 상당한 동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과 EU가 서로 생각이 비슷한(like-minded) 민주주의 체제이고, 선진경제이며, 지정학적 위기를 함께 겪고 있기에 관계를 발전시키는 게 자연스럽다며 "우리가 기존에 협력해온 것보다 틀림없이 더 많이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정상회담은 그런 면에서 매우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언급했다.
아스투토 대사는 회담 결과물로 나온 한-EU 경쟁력 파트너십, 고위급 경제대화 등이 "공급망 안보와 같은 경제안보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의 도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대화 채널들을 통해 "한국이 강력한 챔피언인 마이크로칩,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배터리 등 우리 사회의 미래를 조형할 최첨단 분야들에서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EU 정상회담 이후 유럽 언론들은 EU가 기술 분야의 과도한 미국 의존을 줄이고자, 그 대안으로 한국과 반도체 및 AI 협력 강화를 추진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아스투토 대사도 이런 맥락에서 한국과 EU 간 경제 및 첨단기술 분야 협력 기제가 정상회담을 통해 마련된 점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스투토 대사는 최근 한국과 EU의 주요 경제 현안으로 부상한 EU의 철강 관세가 보호주의적 조치 아니냐는 질문에는 "유럽 시장으로 오는 (전체) 상품의 70%가 무관세이거나 관세 적용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명확한 사실을 말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EU는 열린 시장이며, 이는 한국이 적어도 몇 년간 EU를 상대로 상품 무역 흑자를 누렸다는 사실에서도 잘 드러난다"고 짚었다.
그는 "철강의 경우 상당히 집중적인 대화가 이어지고 있고 결론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현 단계에서는 결과물이 생산적일 것이고, 양측의 우려가 모두 고려될 것이라고만 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스투토 대사는 만 4년 넘게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결탁한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적 군사협력으로 인해 유럽과 인도·태평양 안보가 연결된 만큼 한국과 EU가 공동 대응을 이어가야 하며, 북한 비핵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병력·무기 지원을 거론하고 "북한이 그 대가로 무엇을 얻었는지 우리는 정확히 모르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안보와 방위 차원에서 한-EU 파트너십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아스투토 대사는 특히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언급하면서 "이를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표현인 CVID는 대북 관여 추구 기조의 이재명 정부에선 사용되지 않았고, 한-EU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담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문구와 비교해 몇 걸음 더 나아간 비핵화 요구에 해당한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가 회담 공동성명의 북러 관련 표현들에 대해 "EU가 조금 더 강경한 의견들을 갖고 있긴 하다"고 설명한 바 있는데, 아스투토 대사는 CVID 표현을 사용함으써 EU 측 입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그 어떤 계획도 지지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북러 협력이 우리 모두에게 위협이 된다는 점은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협상을 지지해왔고, 동시에 유엔 결의 위반을 비난해왔다"며 "우리가 모두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계속 믿고 있다"고 말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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