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심리에 사로잡혀 있다가 중대한 패착을 범한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얕잡아봤던 조선이 그랬고, 아이폰을 무시하던 노키아가 그랬고, 트럼프를 비웃던 힐러리가 그랬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산 자동차를 깔보는 여론도 이해못할 것은 아니다. 한중 외교적 긴장 관계와 이를 바탕으로 형성된 반중 정서, 그리고 오랫동안 이어진 ‘짝퉁의 나라’, ‘싸구려 대국’이라는 오명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탓일 게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BYD는 지난 3월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총집결한 ‘베이징 국제모터쇼’에서 거대한 냉동고 속에서도 끄떡없는 자사 전기차 성능을 과시하고, 유럽차 못지않게 세련된 신모델을 대거 선보이며 세계를 긴장케 했다.
이어 지난 26일 열린 ‘부산모빌리티쇼’에서는 현대차그룹, BMW와 어깨를 나란히하며 야심 찬 신모델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짝퉁도 아니고 싸구려는 더더욱 아니다.
중국은 전기차만 좀 만드는 줄 알았더니 이제는 내연기관 하이브리드차 시장에도 발을 들이겠다고 한다. 과거의 헤리티지에 안주하다 친환경차 전환에 뒤처진 전통 자동차 업체들에게는 충격과 공포의 소식이다.
중국의 공세는 곧 닥쳐올 위협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현실이다. BYD가 이번 모터쇼에서 발표회를 진행하는 동안 올해 1~5월 국내 누적 판매량이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을 넘어섰고 수입차 판매 4위에 안착했다는 소식이 동시에 전해진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제는 선입견을 버리고 중국 자동차의 실력을 직시해야 한다. 전기차 국내생산촉진세제 등 우리 자동차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지원 방안을 놓고 정부는 물론 온 국민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조선, 노키아, 힐러리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