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임기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반년여 일찍 물러나
(사포판[멕시코 할리스코주]=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홍명보 감독은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다음 날인 29일(한국시간) 오전 대표팀의 베이스캠프 훈련장이었던 멕시코 사포판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퇴 의사를 밝혔다.
홍 감독은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를 내려놓는다. 하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은 것은 아니다. 우리 대표팀이 다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24년 7월 8일 선임된 홍 감독의 임기는 2027년 1월 열리는 2027 아시안컵까지였다.
월드컵에서 32강에도 들지 못하는 실패에 반년여 일찍 물러나게 됐다.
개최국 멕시코,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조별리그 A조에서 경쟁한 한국은 조 3위로 탈락했다.
체코와 1차전에서는 2-1로 이겼으나 개최국 멕시코와 2차전에서 0-1로 패한 데 이어 비기기만 해도 자력으로 32강에 오를 수 있었던 마지막 남아공과 경기에서도 0-1로 졌다.
이어 조 3위 12팀 간 경쟁에서 10위로 밀리면서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처음으로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대회 한국의 최종 순위는 34위다.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1무 2패의 성적을 내 추락했던 홍 감독은 사령탑으로 받은 두 번째 월드컵 기회도 성공으로 마무리 짓지 못하고 국가대표 지휘봉을 조기에 반납했다.
월드컵에 감독으로서 대표팀을 이끌고 두 번 출전한 건 한국에서 홍 감독이 유일하다.
홍 감독은 이번에 대표팀 사령탑에 오르는 과정에서 불공정 논란이 불거져 늘 팬들로부터 지지받지 못한 채 월드컵 예선과 본선을 치러야 했다.
당시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다른 후보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홍 감독을 내정했다는 의혹이 일었고, 그는 국회 현안 질의에까지 불려 나가는 수모를 겪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홍 감독은 월드컵 최종예선을 6승 4무 무패로 통과했다. 하지만 평가전에서 브라질(0-5), 코트디부아르(0-4)에 잇달아 대패하는 등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노출하면서 경질 여론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건 2018년 러시아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홍 감독이 이끈 우리 축구 대표팀은 2010년 남아공, 2022년 카타르 대회에 이어 통산 세 번째이자 2회 연속 원정 16강 진출에 도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선수와 코치, 감독을 통틀어 일곱 번째 월드컵 여정에 올랐던 홍 감독은 끝내 웃지 못하고 멕시코를 떠나게 됐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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