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과달라하라(멕시코)] 김희준 기자= 홍명보 감독이 모든 책임을 지고 A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다.
29일(한국시간) 홍명보 월드컵 대표팀 감독이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치바스 베르데 바예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산 및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이 48개국 체제 월드컵에서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홍명보호는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체코와 A조에 속해 무난하게 32강에 오를 걸로 기대됐다. 해발 1,571m 고지대에 위치한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조별리그 첫 2경기를 치르는 걸 대비해 5월 중순부터 해발 1,460m에 위치한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 사전 캠프를 차려 고지대 적응에 총력을 기울였다. 체코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그 성과를 거두는 듯도 했다.
그러나 이어진 멕시코와 조 1위 결정전에서 0-1로 패한 데 이어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치러진 남아공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0-1로 충격패를 당하며 조 2위도 아닌 3위로 추락했다. 한국은 남아공에 밀려 32강 진출 여부를 다른 팀 손에 맡기는 처지에 놓였다. 승점 3, 골득실 –1은 객관적으로 32강에 오르기엔 애매한 수치였다.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됐다. 한국은 D조부터 L조까지 경우의 수 9개 중 3개만 맞아도 32강 진출이 가능했으나 결국 모든 경우의 수에서 단 1개만 한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면서 한국이 조별리그 탈락을 맛봤다. 월드컵 48개국 중 34위로,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유지됐던 32개국 체제였다면 월드컵 본선에도 오르지 못할 성적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홍 감독에 앞서 박항서 단장이 나왔다. 박 단장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서 국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낸 것에 대해 월드컵 대표팀 단장으로서 대한축구협회를 대표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남긴다”라며 “그동안 최선을 다해서 대회를 준비했지만 결국 국민의 성과에 보답하는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이번 월드컵 부진을 딛고 한국 축구가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반성과 성찰로 미래를 준비해나가야 한다. 대회 기간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께 감사드리며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홍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를 사랑해주시고 대표팀을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오늘 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감독직에서 물러난다”라며 “대표팀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지만, 감독을 맡기로 결정한 순간부터는 다른 이유를 생각하지 않았다. 맡겨진 책임을 끝까지 다 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이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홍 감독은 “2년 동안 나는 '이 선택이 대한민국 축구를 위한 선택인가'라는 질문을 늘 스스로에게 던졌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떄, 선수를 선택할 때, 훈련을 준비하고 경기를 치를 때도 그 질문은 놓지 않았다. 모든 판단이 옳았다고 말씀드릴 수 없지만 모든 판단 기준은 언제나 한국 축구였다”라며 “감독이란 자리는 결과 앞에서 어떤 설명도 앞설 수 없는 자리다. 그래서 오늘 나는 설명보다 책임을 말씀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국민 여러분께서 기대하셨던 결과를 끝내 보여드리지 못했다”라며 그동안 대표팀을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홍 감독은 “나는 오늘 대표팀 감독 자리를 내려놓지만, 대한민국 축구를 향한 마음까지 내려놓지는 않았다. 대표팀이 다시 국민 여러분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팀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라며 말을 마쳤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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