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안에서 우리는 모두 친구”… 5개월간 맞춰 온 감동의 선율 결실
베토벤 바이러스부터 영일만 친구까지… 클래식·대중음악 조화로 시민 눈길 사로잡아
[포인트경제] 지난 27일 토요일 저녁, 포항 시민들의 도심 속 쉼터인 ‘철길숲’이 푸르스름한 밤공기를 뚫고 울려 퍼진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선율로 물들었다. 주말을 맞아 산책을 나온 시민들은 가던 걸음을 멈추고 잔디밭과 벤치에 걸터앉아 음악이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순간에 몰입했다.
27일, 포항 철길숲에서 포스필하모닉의 찾아가는 연주회가 열렸다. 사진=포스코 포항제철소(포인트경제)
이번 무대는 포항시 지방보조금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개최된 포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대표 이창수)의 ‘찾아가는 클래식 연주회’다.
단순한 야외 공연을 넘어 다문화 가정, 장애인 연주단, 미래세대 아동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웃들이 주인공이 되어 함께 무대를 꾸미며 ‘장벽 없는 문화 공동체’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깊은 울림을 남겼다.
이 특별한 하모니를 완성하기 위해 포스필하모닉과 협연 단체들은 지난 2월부터 약 5개월 동안 매주 비지땀을 흘리며 호흡을 맞춰온 것으로 알려졌다. "음악 안에서 우리는 모두 친구"라는 슬로건이 무대 위에서 그대로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공연은 최광훈 지휘자가 이끄는 포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오프닝 곡 ‘구룡’과 ‘아프리칸 심포니’로 화려하게 포문을 열었다. 철길숲의 푸른 나무들 사이로 퍼져나간 강렬한 비트는 순식간에 수많은 시민의 발걸음을 무대 앞 관객석으로 이끌었다.
첫 번째 협연의 감동은 포항시북부장애인종합복지관 소속의 장애인 연주단 ‘루미에르 앙상블’이 이어받았다. 이들이 정성스레 연주한 ‘마치 앤 캐논’과 ‘오버 더 레인보우’의 맑은 선율은 지친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깊은 감동을 선사하며 현장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전자바이올리니스트 김한올의 독주 무대였다. 화려하고 강렬한 ‘베토벤 바이러스’ 연주가 시작되자 철길숲은 순식간에 열정의 도가니로 변했고, 이어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크로스오버 명곡 ‘아름다운 나라’는 관객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뒤이어 최정은 원장의 지도로 무대에 오른 미래세대 아동 단체 ‘스즈키바이올린’ 어린이들의 차례가 됐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바이올린을 켜며 경쾌한 ‘피딘 피들’과 신나는 ‘캉캉’을 연주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관객들은 번지는 미소를 감추지 못하며 리듬에 맞춰 손뼉을 치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냈다.
공연이 정점으로 치달은 순간은 2011년 창단 이래 다문화 인식 개선에 앞장서 온 ‘포항다소리세오녀합창단(지휘 김상현)’의 무대였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단원들이 하나의 목소리로 부르는 디즈니 명작 ‘라이온킹 OST 메들리’는 웅장함을 자아냈다.
특히 트로트 명곡을 품격 있는 합창 화음으로 재해석한 ‘아모르파티’가 울려 퍼질 때는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지며 모두가 하나 되어 춤추고 즐기는 진정한 축제의 장이 연출됐다.
마지막으로 포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열정적인 라틴 음악 ‘엘 쿰바체로’와 포항 시민들의 영원한 애창곡 ‘영일만 친구’를 연주하며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철길숲에 모인 수백 명의 시민이 일제히 떼창을 부르며 장관을 이뤘다.
포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 이창수 대표는 공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오늘 이 아름다운 철길숲에서 장벽 없이 모두가 음악으로 하나 되는 순간을 함께할 수 있어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음악이 가진 위대한 치유와 통합의 힘을 통해 우리 포항 지역사회가 한층 더 따뜻하고 포용적인 공동체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감동의 무대를 주최한 포스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지난 2010년 9월 포스코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첫발을 내딛은 뒤, 현재는 명실상부한 포항 유일의 시민오케스트라로 자리매김했다.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아 제29회 포항MBC 삼일문화대상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지역 문화예술의 지평을 넓히고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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