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이태훈 기자] 전 국가대표이자 방송인 안정환이 선수와 감독을 향한 도를 넘은 비난을 자제해 달라고 축구팬들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우즈베키스탄은 28일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K조 최종전에서 콩고민주공화국에 1-3으로 역전패했다. 이 결과 한국은 조 3위 팀 간 순위에서 상위 8위 밖으로 밀려나며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이미 스스로 운명을 결정할 기회를 놓친 상태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A조에서 1승 2패를 기록했다. 체코와의 1차전에서는 2-1 역전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이후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연달아 0-1로 패했다.
특히 남아공과의 최종전 패배가 치명적이었다.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32강에 오를 수 있었지만, 공격에서 끝내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자력 진출 기회를 놓친 한국은 결국 다른 조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경우의 수도 매우 복잡했다. 한국이 조 3위 상위 8개 팀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남아 있던 9가지 조건 가운데 최소 3가지가 충족돼야 했다. 그러나 K조 최종전을 앞둔 시점까지 한국에 유리하게 끝난 결과는 단 하나뿐이었다.
마지막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우즈베키스탄이 민주콩고를 상대로 최소 무승부를 거둬야 했다. 동시에 오스트리아가 알제리를 꺾거나, 알제리가 오스트리아에 2골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했다. 어느 한 조건이라도 어긋나면 한국의 탈락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경기 초반에는 희망이 보였다. 우즈베키스탄은 전반 10분 엘도르 쇼무로도프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후반 들어 흐름이 완전히 뒤집혔다. 후반 22분 요안 위사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줬고, 불과 1분 뒤 피스톤 마옐레에게 역전골까지 허용했다.
우즈베키스탄은 경기 막판 동점골을 노렸지만 오히려 추가 실점했다. 후반 추가시간 위사가 쐐기골을 터뜨리면서 경기는 민주콩고의 3-1 승리로 끝났다. 우즈베키스탄의 패배가 확정되는 순간 한국의 희미했던 32강 진출 가능성도 완전히 사라졌다.
대표팀의 탈락이 확정되자 선수단을 향한 비판도 거세졌다. 경기력과 결과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넘어, 선수 개인과 가족을 겨냥한 악성댓글까지 쏟아졌다. 메이저 대회마다 반복돼 온 일부 팬들의 잔혹한 ‘마녀사냥’이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부진했던 선수들은 물론이고, 실점 장면에 관여한 선수와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한 배우에게까지 악성댓글이 향했다. 민주콩고의 승리로 한국의 탈락이 확정되자 민주콩고 출신 방송인 조나단의 SNS에도 황당한 비난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안정환은 지난 26일 틱톡 오리지널 콘텐츠 ‘티키티키 타카타카 토크토크쇼’를 통해 축구팬들에게 도를 넘은 비난만큼은 삼가 달라고 호소했다. 안정환은 “축구팬도 힘들고 선수들도 힘들고 모두가 힘들다. 이것 하나만은 지켜줬으면 좋겠다. 선수와 감독, 협회의 경기력이나 축구에 관해서만 이야기해야 한다. 가족을 향한 욕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축구를 못해서 비판하는 것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축구 외적인 것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본인도 후회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을 향한 비판은 결과에 따른 자연스러운 반응일 수 있다. 그러나 축구와 무관한 가족이나 제3자에게까지 향하는 무차별적인 비난은 비판의 범위를 넘어선다. 안정환 역시 경기력에 대한 비판과 인신공격은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