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명 숨진 2024년 기차역 붕괴 사고후 반정부 시위 들불
부치치, 사임 뒤에도 실권 장악 전망…총리직 복귀 가능성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이 1년 반 동안 이어진 반정부 시위 여파로 몇 주 안에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친정부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앞으로 몇 주만 더 대통령직을 수행한 뒤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부치치 대통령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임기는 내년 중반 끝날 예정이었다.
부치치 대통령은 소속 정당인 세르비아 진보당(SNS)이 차기 대통령 선거와 역시 내년으로 예정돼 있던 조기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다만 명확한 사임 시기와 조기 총선의 전제 조건인 의회 해산 시기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세르비아에서는 2024년 11월 북부 도시 노비사드 기차역에서 지붕이 무너져 16명이 숨진 이래 반정부 시위가 들끓었다. 학생들을 주축으로 한 시민들은 부정부패에 따른 안전 규정 경시, 부치치 대통령의 실정 등을 참사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대통령 사임을 요구해 왔다.
부치치 대통령은 지난 12년 동안 대통령이나 총리로서 권력을 행사해 왔다. 그의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비록 대통령직에서 조기 하차한다 해도 정치 무대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작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총선에서 부치치 대통령의 소속 정당이 승리할 경우 다시 총리직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부치치 대통령은 지난 2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임기 만료 후 계획에 대해 확실치 않다고 말했으나 정당 정치로 복귀하거나 총리직에 도전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다. 당시 그는 "정치에 덜 관여하거나 아예 관여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내 유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관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두고 보자"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분석가들은 부치치 대통령이 실권을 계속 행사하기 위해 자신의 측근을 후임 대통령으로 앉히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 전문가 라디보예 그루이츠는 "이건 결코 부치치의 끝이 아니다. 그는 이미 계획을 갖고 있으며, 그 계획에 정치 은퇴는 없다. 오히려 정반대"라고 말했다.
동유럽 발칸 반도의 핵심 국가인 세르비아는 2012년 공식적으로 유럽연합(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획득했으며 2014년부터 가입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EU가 요구하는 내부 개혁과 코소보와의 관계 정상화 문제, 중국 및 러시아와의 밀착 행보 등으로 가입 절차가 더디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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