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열고 광주·전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이를 둘러싼 공방이 28일 격화됐다. 유승민 전 의원·오세훈 서울시장·한동훈 의원 등 야권 인사들이 공모 절차 부재와 기업 자율성 침해를 잇따라 문제 삼은 반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입지 조건만 된다면 반대하지 않는다"며 야권 주류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광주·전남 클러스터 투자 계획에 야권 총공세…"공모 절차 없다" "기업 자율성 침해"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정부의 호남 반도체 투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공모절차도, 유치경쟁도 없는 깜깜이 밀실 속에서 닥치고 무조건 호남으로 가고 있다"며 발표 취소를 촉구했다. 유 전 의원은 "'왜 호남인가'라는 물음에 답하려면 첫째, 공정하게 평가한 채점표가 있어야 하고, 둘째, 정부가 아니라 기업의 입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여러 후보 지역들을 대상으로 최선의 입지를 찾았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2023년 윤석열 정부 당시 광주·전남이 반도체 특화단지 공모에서 최고점을 받았다"는 보도를 근거로 내세우자, 유 전 의원은 이를 즉각 반박했다. "2023년 7월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를 보니 반도체 특화단지는 공모에 신청한 15개 지역 중 용인·평택·구미로 최종 선정됐다. 광주·전남은 탈락했다"는 것이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최소한 공모절차가 있었고 치열한 유치 경쟁이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2023년은 용수·전력 부담이 적은 후공정 중심이었지만, 이번은 전 공정을 포함하는 대규모 투자"라며 "대통령이 국민을 속이려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적 목적을 위한 사업 추진"이라고 주장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업 자율성 침해 문제를 집중 지적했다. 오 시장은 "인허가권과 규제라는 생사여탈권을 쥔 권력이 방향을 정해두고 압박하는 순간, 그것은 설득이 아니라 거부할 수 없는 강요이자 정책적 협박이 된다"며 "무소불위의 권력 앞에서 기업이 강요당한 선택을 자발적인 결단으로 포장해 '결국은 너희들이 선택한 거야'라고 회피하는 태도는 참으로 무책임"이라고 했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무대에서 소수점 아래까지 계산하며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는 초일류 기업"이라며 "그런 프로 바둑 9단에게, 아마추어 바둑 수준의 정치가 행정지도라는 완장을 차고 훈수를 두며 생색을 내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대한민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로 작동하는 나라'라는 낙인이 찍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 "기업에 강요한 것 아닌 조성행정"…호남 입지 정당성 강조하기도
이와 같은 야권 인사들의 지적에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X(옛 트위터)에 잇달아 글을 올려 반박했다.
그는 "이 일은 정확히 말하면 정부의 용수·전력·용지·인프라·인력양성·정주여건 구축 등 기업환경 조성과 공직자들의 설득·요청에 따라 CEO들이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해 결단한 것"이라며 "이런 건 직권남용이나 강요 지시가 아니라 행정지도나 조성행정"이라고 했다.
또 "대한민국 생존전략이 된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행정 목표 달성을 위해 공직자들이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한 결과이고, 전무후무한 초대규모 지역투자 유치라는 역사적 성과는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또다른 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투자 가능성을 두고 "전무후무한 초대규모 지역 투자 유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행정 목표 달성을 위해 공직자들이 책임을 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반도체 산업에는 용수뿐 아니라 전력, 특히 RE100 대응을 위한 재생에너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수도권은 이미 포화 상태인 반면 서남해안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크고 넓은 용지 확보에도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호남 입지 조건 된다면 반도체 단지 반대하지 않아"
이처럼 야권의 공세와 정부의 반박이 맞서는 가운데, 홍준표 전 시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다소 결이 다른 입장을 내놨다. 그는 "반도체 단지 호남 건설은 정략적 조치가 아니라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며 "호남에 입지 조건만 된다면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홍 전 시장은 "영남에는 중공업과 자동차·조선 산업이, 수도권과 충청에는 반도체·전자 산업이 자리 잡았지만 호남은 농업 중심으로 남아 있다"며 지역 산업 불균형을 지적했다. 다만 "전국적인 산업 재배치가 정쟁의 도구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는 29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참석하는 보고회를 열고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3대 전략산업의 지역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폴리뉴스 김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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