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대규모 투자 연계…지방주도 성장·AI 주도권 성공할까
野 "기업 압박" vs 與 "지역 차별" 공방…구체적·합리적 로드맵 관건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오는 29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계기로 이재명 정부의 집권 2년 차 전략 실행에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28일 청와대에 따르면 국민보고회에서는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과 관련 부처의 정책 발표에 이어 삼성전자와 SK가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실제 규모를 두고는 '낯선 숫자'(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등장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투자 액수가 10년간 총 1천조원을 상회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 것은 지방 반도체 시설 투자가 이 대통령의 2년 차 기획의 핵심에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앞서 2026년 국정 청사진으로 '5대 대전환'을 제시하면서 첫 번째로 '수도권 중심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라는 원칙을 내세운 바 있다.
이런 원칙은 이달 초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대체불가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4대 국정 목표로 구체화됐다. 그 국정 목표의 1번이 '모든 국민과 국토가 성장의 기회와 혜택을 고루 누리는 초격차 산업 강국'이었다.
여기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이라는 시대적 순풍을 놓치지 않고 인공지능(AI) 시대 주도적 위치를 확보하는 동시에, 지역 불균형 발전이라는 한국의 오랜 모순까지 타파하겠다는 비전이 담겨 있다.
현재 거론되는 것처럼 호남에 대규모 반도체 팹(공장) 클러스터가 들어온다면 반도체 산업에서의 글로벌 초격차 우위를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던 호남의 산업 발전도 견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비전과 맞아떨어진다.
호남만이 아니라 충청·영남권 투자도 이어지리란 전망이 나오는 만큼, 이른바 '5극 3특' 전략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프로젝트의 규모와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서는 이번 투자가 이 대통령 핵심 기획의 성패를 가를 '승부수'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다만 이번 보고회를 앞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동시에 점화했다는 점은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야권에서는 대대적인 호남 반도체 시설 투자를 '더불어민주당 내 당권 다툼을 염두에 둔 정치적 기획'이라고 의심하면서 정부가 이를 위해 사실상 기업을 압박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한다.
이에 민주당에서 야권이 국가 전체의 이익을 외면한 채 지역감정을 조장하려 한다고 반박한 데 이어 김민석 국무총리까지 "호남이면 반대하는 지역 차별 본색"이라고 맞받는 등 논쟁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지역 반도체 시설이 성공적으로 완성되려면 대기업의 투자만이 아니라 전력망을 포함한 각종 인프라와 정주 여건 마련 등 정부 정책과 정치권의 입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사업의 향방을 놓고 정치적 공방이 뜨거워지는 것은 정부 입장에선 반길 일이 아닌 셈이다.
이 대통령이 주말인 27∼28일 이틀간 무려 7차례나 엑스(X·옛 트위터)에 관련 글을 올려 야권의 비판에 조목조목 반박한 것도 이 같은 사업의 속성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X 게시글에서는 "반도체 호남 입지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하되 합리적 근거가 있다면 협조해 주시고, 정치적 목적의 지역 갈라치기나 지역 갈등 조장은 자제해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밖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 청와대와 정부 핵심 인사들도 잇따라 SNS에 글을 올리며 총력 여론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첫 관문은 29일 보고회 발표의 설득력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정책과 '삼전닉스'의 투자계획이 허황한 숫자의 나열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로드맵과 함께 설득력 있게 제시된다면, 이 대통령의 요청대로 정치적 목적과 무관한 치열하고 합리적인 토론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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