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월드컵을 두고 가나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28일(한국시간) "케이로스 감독이 월드컵 참가국 확대 결정이 예선의 가치를 떨어뜨렸고, 월드컵을 '흔하고 평범한 대회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개최)은 사상 처음으로 48개국 체제로 열리고 있다. 기존 32개국 체제는 1998 프랑스 월드컵부터 유지됐지만, FIFA는 2017년 잔니 인판티노 회장 주도로 본선 참가국 확대를 결정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날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L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2로 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가치는 희소할 때 생긴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너무 많은 팀이 본선에 오른다면 월드컵은 흔하고 평범한 대회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많은 팀이 출전할 수 있는데도 그 가치가 여전히 희소한가. 내 생각에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가나는 파나마전 승리와 잉글랜드전 무승부를 바탕으로 1승 1무 1패, 득실차 0을 기록하며 조 3위 팀 중 하나로 32강 진출에 성공했다. 직전 대회였다면 조 3위는 탈락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작 케이로스 감독은 3위 팀의 토너먼트 진출 방식에도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그는 남미 예선을 예로 들며 "이제 남미에서는 본선에 못 가는 게 더 어려워졌을 정도"라고 비꼬았다. 남미 10개국 중 6개국이 본선에 직행하고, 7위 팀도 대륙 간 플레이오프 기회를 얻는 구조를 지적한 것이다.
또한 "모두가 본선에 간다면 예선은 의미를 잃기 시작한다. 예선은 진지해야 하고, 매우 어렵고 경쟁적이어야 한다"며 "월드컵은 의미와 중요성을 지녀야 한다. 희소해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 축구에서는 돈이 전부다. 예전에는 축구 그 자체를 이야기했지만, 이제는 '머니볼'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월 가나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케이로스 감독은 포르투갈과 이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을 이끈 베테랑 지도자다. 케이로스 감독은 과거 이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때 한국을 곧잘 이겨 '한국 축구의 저승사자'라는 별칭으로 국내 축구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3년 울산에서 열린 한국 대표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에선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 감자' 도발 행위를 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18일 가나가 파나마전에서 1-0 승리를 거두면서 월드컵 경기에서 승리한 최고령 감독(73세)이 됐다.
한편 가나는 오는 7월 4일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과거 자신이 지휘했던 콜롬비아와 32강전을 치른다.
케이로스 감독은 "선수들에게 진짜 월드컵은 다음 라운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며 "조별리그는 워밍업이었다. 이제는 모든 것이 승자에게 돌아가고, 매 경기가 드라마가 된다. 누구도 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이러니하게도 48개국 체제의 수혜를 입은 감독이 제도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대회 확대의 명분과 실효성을 둘러싼 논쟁도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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