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 어디서부터 어떻게 사과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팬들 앞에 나서기 전에 일단 주변 사람들에게 먼저 고개를 숙이길 강력하게 추천한다.
경우의 수 성공을 기다리던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콩고민주공화국이 우즈베키스탄에 3-1 역전승을 거두면서 3위 그룹 순위가 9위로 밀렸다. 48개 국이 참가하는 이번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은 3위도 32강 토너먼트에 오를 수 있지만 3위 그룹에서 최소 8위는 해야 한다. 다른 팀들을 응원해야 하는 처지였는데 결국 9위로 밀려 탈락이 확정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전을 보면 조기 탈락이 정당한 결과였다. 이전까지 이어진 문제점을 개선하지 못했고 고집스럽고 안일한 운영으로 충격패를 당했다. 무승부만 해도 조 2위에 올라 32강 티켓을 얻을 수 있었는데 최소한의 간절함도 없어 보였다. 국민적 지지에 대한 배반은 국민적 비난으로 돌아왔다. 홍명보 감독은 내일 기자회견을 현지에서 하고 귀국길에 오르는데 별도 미디어 행사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홍명보 감독은 계속해서 "책임은 내게 있다"라고 했다. 충분한 지원과 준비 속에서, 또 뛰어난 전력을 보유했음에도 32강에 오르지 못한 것에 대해 어떻게 책임질까. 가장 먼저 실무진에게 사과를 했으면 한다. 홍명보 감독을 비롯해 A대표팀 코칭 스태프는 가장 빛나는 곳에서 많은 돈을 받고 주목을 받으면서 일하고 있다.
물론 그에 따른 부담감과 책임감은 있을 것이다. 그 힘듦을 안고 내놓은 결과가 32강 탈락이라면 안 보이는 곳에서 한국 축구 발전과 축구 대중화를 위해 노력했고 홍명보호 성공을 위해 지원에 사력을 다했지만 대한축구협회 일원이라는 이유로 욕을 같이 먹고 있는 실무진들에겐 깊은 사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대감이 낮은 홍명보호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던 게 모두 물거품이 됐다.
홍명보 감독 선임을 비롯한 대한축구협회의 실정으로 인해 국민적 신뢰도가 바닥이 되었지만 꾸준히 노력하는 이들이 내부적으로 많았다. 젊은 직원들은 한국 축구 활성화를 위해 끊임없이 후원을 유치했고 팬들을 경기장에 오게 하도록 밤낮으로 노력했으며, 전국 곳곳으로 가 유소년-하부리그-사회인 축구 발전을 위해 힘을 썼다. 홍명보호 성공을 위해 보이지 않게 힘을 실었던 이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대한축구협회 직원이라는 이유로 같이 욕을 먹었다. 일부 축구인과 관련자들은 축구계가 자신이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있어야 축구계가 돌아간다고 굳게 믿고 있다. 우리가 없으면 축구계 일할 사람들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건 주변에 자기 사람들만 두기 때문이다. 어떻게 축구 산업을 발전시키고 팬들이 한 명이라도 경기장에 오도록, 또 좋은 선수가 한 명이라도 나오도록 노력할 생각은 있을까?
그들이 있음에도 축구계가 진보한 건 밑에서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하는 이들이 있어서다. 그들의 노력을 또 배반했다. '이제 한국 축구를 후원해달라, 응원해달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도움은 고사하고 방해만 했다.
실패는 할 수 있지만 이렇게 실패를 하면 안 됐다. 결과를 떠나 최소한의 간절함이라도 보였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 내부인들을 넘어 나이를 떠나, 노력하는 대다수의 축구인들, 축구 산업 종사자들에게 허탈감을 줬다.
우선 자신의 주변에서 온갖 일을 다하며 지원을 해주고, 진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에게 먼저 사과를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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