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8팀 중 34위’ 멋지다, 홍명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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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48팀 중 34위’ 멋지다, 홍명보호

풋볼리스트 2026-06-28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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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월드컵 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홍명보 월드컵 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멋지다. 대단하다. 비난할 체력조차 잃은 여론은 점차 자조로 바뀌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여정이 종료됐다. A조 3위로 마감한 한국(승점 3점, 골득실 –1)은 12조 중 상위 성적 3위 8팀 안에 들지 못하면서 결국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겪었다.

홍명보호의 최종 성적은 48팀 중 34위다. 각 조 3위 간 순위표상으로 한국은 10위를 기록했다. 32강 턱걸이에서도 2계단 더 밀리면서 최종 34위가 됐다. 거칠게 말하면 참가국 증가 수혜를 입은 16팀보다도 축구를 못했다.

북중미 월드컵부터 참가국 수가 48팀으로 늘었다. 토너먼트 단계도 기존 16강이 아닌 32강부터 시작이다. 덕분에 조별리그 3위 팀도 승점과 골득실이 심하게 나쁘지만 않으면 무난히 32강에 오를 수 있었다. 바뀐 규칙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했다. 32팀 시절보다 경기 수준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였다. 아무래도 참가국 수가 증가하다 보니 평소 월드컵 무대를 꿈꾸기 쉽지 않았던 팀들이 대륙별 1~2장씩 수혜를 입어 참가하게 됐다.

월드컵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월드컵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비교적 실력이 부족한 팀의 참가, 늘어난 경기 수 및 대회 기간 등 몰입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따라서 32강 진출에 실패할 16팀은 이들 중 나오지 않을까 하는 가벼운 논리도 가능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한국은 몰입도와 수준을 떨어뜨리는 범인 16팀 중 한 팀으로 속하게 됐다. 48팀 중 66.7% 비율이 32강 진출 가능했는데 한국은 그 비율마저도 들지 못했다.

더욱 비참한 건 객관적인 한국의 A조 상황이 그리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떻게 보면 역대 한국의 월드컵 중 가장 수월한 대진을 만났다고도 평할 수 있었다. 한국은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체코와 A조에 묶였다. 2018년에는 독일, 멕시코, 스웨덴. 2022년에는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였다는 걸 기억해 보면 행운에 가까운 조 편성이었다. 또 개최국 멕시코와 함께한 덕에 3개국 공동 개최임에도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멕시코에서만 치를 수도 있었다.

심지어 조 상대도 포트3 약체인 남아공과 더 까다로울 수 있는 덴마크를 꺾고 온 포트4 체코였다. 남아공전 충격 패 때문에 약체 평가가 애초에 과했던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노르웨이, 이집트 알제리, 코트디부아르가 남아공과 함께 포트3이다. 남아공은 한국이 반드시 조별리그에서 잡아야 할 팀이었다. 체코의 경우도 1달 넘게 ‘고지대 적응’한 한국과 그렇지 못한 체코의 상황을 미뤄볼 때 역시나 이겨야 할 팀이었다.

손흥민(월드컵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손흥민(월드컵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참가국 중 손에 꼽는 이동 거리, 비교적 해볼 만한 조 편성 등 홍명보호의 성공적인 월드컵 여정을 기대할 만한 요소들이 적지 않았다. 심지어 32강 진출 시 상황도 홍명보호의 편이었다.

A조 1위 시 개최국의 수혜를 한국이 모두 입어 16강까지 멕시코시티에서 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 2위 시에는 캐나다, 스위스 등 충분히 경쟁해 볼 만한 전력의 팀을 만날 수 있었고 격전지는 ‘세계 최대 한인 타운’이 있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였다. 설령 3위로 가더라도 이집트, 벨기에 등 타 조 강팀들보다는 비교적 대등한 경기를 기대할 수 있는 상대가 기다리고 있었다.

홍명보 월드컵 대표팀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홍명보 월드컵 대표팀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이 모든 긍정적인 가능성 속에서 홍명보호는 조별리그 탈락했다. 이번 결과가 어느 대회 때보다 더욱 비통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게다가 1992년생 손흥민, 1996년생 황인범 김민재 황희찬 등 대표팀의 핵심 세대들이 전성기 수준으로 치를 수 있는 대회였다. 다음 월드컵에서는 이들 모두 30대 중후반이 된다. 여러모로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는 촌극에 가까운 탈락이다.

한국 축구의 최전성기와 앞으로의 미래를 동시에 그릴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을 이렇게 놓쳤다. 월드컵은 끝났다. 이제는 결산의 시간이다. 책임을 져야 할 인물은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다음 4년의 기대감을 최소한이라도 지키려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합당한 문제 수습이 이뤄져야 한다. 그럼에도 답답하고 암울한 건 어떠한 긍정적 조치가 이뤄지더라도 이미 등진 몇몇 시선은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런 일이 벌어졌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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