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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올해 1월 말 2조4434억원에서 2월 2조3322억원, 3월 2조1259억원, 4월 2조803억원, 5월 2조314억원으로 매달 감소한 데 이어 이달 25일 기준 1조8797억원까지 줄었다. 연초와 비교하면 5637억원(23.1%) 감소한 규모다. 골드뱅킹 잔액이 반년 가까이 감소세를 이어간 것은 연초 급등했던 금 투자 열기가 그만큼 빠르게 진정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골드뱅킹은 실물 금을 보유하지 않고 계좌를 통해 금을 사고파는 대표적인 금 투자 상품이다. 연초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투자금이 몰렸지만, 이후 금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추가 매수세도 눈에 띄게 약해졌다.
실물 금 투자 위축은 더욱 뚜렷하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올해 1월 897억7000만원에서 2월 542억2000만원, 3월 522억8000만원, 4월 490억5000만원으로 감소했다. 5월에는 322억1000만원, 이달 25일 기준으로는 270억3000만원까지 줄었다. 연초와 비교하면 약 70% 감소한 수준이다.
불과 몇 달 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연초에는 금값 상승 기대감과 한국조폐공사의 골드바 공급 차질이 겹치면서 일부 은행에서 판매를 일시 중단하거나 구매 대기가 발생하는 등 품귀 현상까지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에는 연초와 같은 과열 양상은 대부분 해소됐고 투자자들도 추가 매수보다 관망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변화는 국제 금값 흐름과 맞물려 있다. 금값은 올해 1월 온스당 5594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최근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달러 강세가 겹치면서 국제 금 현물 가격이 온스당 3992달러까지 떨어졌고, 고점 대비 낙폭도 28%에 달해 약세장에 진입했다.
금은 이자나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어서 금리가 오를수록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미국 국채 등 이자 수익을 제공하는 자산의 매력이 커지는 데다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달러로 거래되는 금의 매입 부담도 커져 수요가 위축된다. 최근 골드만삭스와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잇달아 금값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도 투자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 강세 역시 영향을 미쳤다. 최근 코스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금 투자로 수익을 거둔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일부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값 급등으로 평가이익을 확보한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한 뒤 상대적으로 기대수익률이 높아진 위험자산으로 자금을 재배분하는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초에는 골드바 입고 일정이나 재고를 문의하는 고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가격이 더 조정될지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연초처럼 공격적으로 매수하기보다 차익을 실현하거나 투자 시점을 늦추는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은 금 투자 수요 자체가 구조적으로 꺾인 것은 아니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미국 통화정책 변화나 중동 정세 악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대외 불확실성이 다시 커질 경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재차 살아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만큼 지금은 투자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가격 급등 이후 숨 고르기 국면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커질 경우 투자심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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