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복귀 직후 의원 실명 거론하며 징계 시사에 윤리위 가동 '촉각'
反장동혁측 "국힘, 張 사당 아냐"…29일 최고위·의원총회 주목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노선웅 기자 =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계속됐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한 거취 공방이 28일 이른바 징계 내전으로 확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장 대표가 입원 뒤 당무에 복귀하자마자 해당(害黨) 행위에 대한 징계 방침을 천명하고 반(反)장동혁 진영에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하면서다.
이에 따라 당내 관심은 지방선거 국면에서 중단됐던 윤리위가 언제 재가동될지에 집중되고 있다.
윤리위는 당 대표 또는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또는 재적 위원 3분의 1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위원장이 소집하도록 돼 있다.
만약 윤리위가 가동되면 장 대표가 제명했던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박정훈·배현진·우재준 의원, 장 대표의 사퇴를 요구해온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 소속 김용태·김재섭·우재준 의원 등이 심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는 지난 26일 이들의 실명을 일일이 거론하면서 비판하거나 관련 징계 요청서가 들어와 있다고 직접 언급한 뒤 "당심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때가 됐다"고 말한 바 있다.
장 대표가 징계 판단의 기준으로 '당심'을 언급한 것은 핵심 지지층에서는 자신의 대표직 유지를 더 원하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갤럽이 26일 공개한 여론조사(지난 23∼25일 실시)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자들(274명)의 거의 과반(49%)이 '대표직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사퇴해야 한다'는 답변은 39%에 그쳤다.
나아가 윤리위 자체는 독립기구이기는 하지만, 윤리위원장 자체는 대표 임명이다.
현 윤민우 현 위원장은 친한(친한동훈)계 인사에 대한 중징계 조치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성훈 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당원들로부터 징계요구서가 접수되면 내용과 현황을 확인한 다음 당헌·당규에 따라 당무감사위와 윤리위 회부 절차를 거치게 된다"며 "당 대표의 독단적인 판단이나 자의적인 결정이 개입될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만약 장 대표가 실제 징계 카드를 꺼내 들 경우 국민의힘 내홍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친한계, 소장파, 오세훈 서울시장 측 등이 공개적으로 반발하면서 사퇴 요구 수위를 더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다.
장 대표 역시 '보수 재건'을 대표직 사수의 목표로 제시하고 계파 정치를 끊어내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어 양측간 전면적인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일각에서 거론해온 이른바 '질서 있는 사퇴론'이 설 자리가 없어지면서 지방선거 패배에 따른 당 수습이 더 어려워지게 된다.
다만 장 대표가 당 대표로서의 리더십을 상실했다는 평가는 당내 개혁파뿐 아니라 다수의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도 공감대를 이룬 만큼 징계 카드가 오히려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는 장 대표가 징계 카드를 실제로 쓸 경우 오히려 사퇴 압박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이다.
반(反)장동혁 측은 장 대표와 신경전을 이어가며 반격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장 대표가 공개적으로 실명을 거론한 김재섭 의원은 "윤석열과의 단절을 촉구한 것이 당의 기강을 해치는 일이라 판단한다면 기꺼이 징계를 받겠다"고 반발했다.
개혁 성향 초·재선 의원이 주축이 된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성명을 내고 "장 대표에게 성찰과 반성, 통합이라는 통 큰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며 "당내의 건전한 비판에 대해 실명까지 거론하며 징계를 언급하는 편협한 리더십만 보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표가 당권 유지에만 매달려 폭주하면 그 당에 미래는 없다. 더는 국민의힘을 장 대표 개인의 사당(私黨)으로 착각하지 말라"며 "당이 새롭게 나아갈 수 있도록 당심과 민심을 직시하고, 약속대로 책임을 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29일 예정된 최고위원회의와 원 구성 협상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이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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