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이 시작되기 전에도 이미 경고음이 울렸다. 한국의 스리백은 대회 전부터 약점을 드러냈고, 상대 감독들은 그 허점을 정확히 짚었다. 그러나 홍 감독은 바꾸지 않았다. 결국 한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를 1승2패로 마쳤고, 32강 진출에도 실패했다.
홍 감독은 2025년 동아시안컵부터 스리백을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약 1년 동안 다듬은 전술이었지만 완성도는 끝내 올라오지 않았다. 전진 압박을 시도하면 중원과 최종 수비 라인 사이가 벌어졌고, 윙백 뒷공간도 반복적으로 노출됐다. 공격에서는 손흥민과 이강인 등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장면이 많았다. 팀 전술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장면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홍 감독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스리백은 월드컵에서도 사실상 플랜A였다. 포백를 쓰지 않고 계속 스리백을 고집했다.
상대는 이미 대비하고 있었다. 한국의 공격 패턴은 예측 가능했고, 수비 전환 과정의 약점도 드러나 있었다. 그럼에도 홍 감독은 경기 흐름에 맞는 유연한 대응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체코전 승리 이후 멕시코와 남아공에 연달아 패했다.
브로스 감독은 “좋은 분석관을 두는 것이 항상 중요하다”고도 했다. 남아공은 한국이 공을 가졌을 때 공간을 지웠고, 자신들이 공을 잡았을 때는 빠른 선수와 패스 능력을 앞세워 한국을 위협했다. 그는 “그게 오늘 이긴 이유”라고 했다. 한국이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있었고, 그것을 막을 준비도 끝냈다는 뜻이다.
상대는 한국을 분석했고, 한국은 상대의 분석을 깨지 못했다. 경고는 있었고, 약점은 드러났으며, 본선에서는 그 약점이 그대로 반복됐다. 그런데도 변화는 없었다. 무능이고, 고집이었다.
1승2패와 32강 탈락은 우연한 결과가 아니다. 이미 읽힌 전술을 끝까지 붙잡은 대가다. 홍명보호의 월드컵 실패는 경기장 위의 패배이자 벤치의 패배였다. 한국 축구는 상대보다 덜 뛰어서 진 것이 아니라, 상대보다 덜 준비했고 덜 바뀌었기 때문에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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