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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고용·내수 ‘온기’ 못 번져
28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경기 여건 전환기, 관리가 필요한 대내 리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하반기 국내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건설투자 회복 지연 △고용 없는 성장 △내·외수 양극화 △통화정책 전환 △주식시장 불안정성 확대를 꼽았다. 특히 반도체 중심의 성장세가 건설과 고용, 소비 등 내수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면서 경기 회복의 체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경기 침체는 투자와 고용, 내수 전반을 동시에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난해 3~4분기만 해도 올해 건설투자가 5년 만에 2%대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에는 주요 기관들이 전망치를 0%대로 낮췄다. PF 부실 우려와 높은 공사비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1~5월 건설업 폐업 건수는 1726건에 달하는 등 업황 악화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건설경기 부진이 투자 감소에 그치지 않고 고용과 지역경제, 내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주택 공급 정책의 조기 집행과 PF 시장 정상화, 신산업 인프라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고용시장도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2% 중후반대를 기록하더라도 취업자 증가율은 0.6%에 그치고, 경제성장에 따른 일자리 증가 효과를 나타내는 고용탄성치도 0.23으로 장기 평균(0.41)을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성장을 주도하는 ICT 제조업은 올해 1분기 전기 대비 15.4% 성장했지만, 취업유발계수는 10억원당 3.6명으로 서비스업(10명), 건설업(9.2명)에 크게 못 미친다.
인공지능(AI)과 로봇 확산도 노동 수요를 줄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우리나라의 산업용 로봇 밀도는 근로자 1만명당 1220대로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등 제조업을 중심으로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이사대우는 “이 같은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될 경우 청년층 취업난과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고 민간소비까지 위축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수와 외수의 격차도 더 벌어지고 있다. 연구원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가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산업과 기업, 계층 전반의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산업은 자본집약도가 높아 수출이 늘어도 고용과 소득으로 파급되는 효과가 제한적인 만큼 외수와 내수 간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해 1분기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전년동기대비 8.8%에서 42.2%로 급등한 반면 서비스업은 5%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제조업 내에서도 대기업의 수익성은 6.6%에서 20.3%로 큰 폭으로 개선된 반면 중소기업은 4%대에 그치며 격차가 확대됐다. 이 이사는 “반도체 의존적인 성장 구조가 이어질 경우 향후 반도체 슈퍼사이클 종료 등 대외 충격이 발생하면 외수와 내수가 동시에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금리 전환·증시 변동성도 부담
연구원은 통화정책 전환과 주식시장 불안정성도 하반기 주요 변수로 꼽았다. 환율과 물가 안정 등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지만, 속도 조절에 실패하면 경기 둔화와 금융 취약계층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봤다. 시장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경제 주체의 심리 위축을 최소화하고 취약계층 부실을 예방할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증시 과열에 따른 변동성 확대도 경계했다. 코스피 상승세와 함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5월 사상 처음 38조원을 넘어섰고, 위탁매매 미수금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에만 사이드카가 26차례 발동되는 등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주가가 급락할 경우 반대매매가 늘며 하락 압력이 증폭되고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이사는 “기준금리 인상 등 정책 전환 과정에서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건설경기와 투자 회복을 통한 고용 확대, 금융시장 안정, 수출 경쟁력 유지와 내수 기반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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