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주식시장 활황으로 포모(FOMO·소외 불안) 심리가 극에 달하면서 청년들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경제·사회적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취업난과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근로소득만으로는 자산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청년층의 안정적인 자산 형성을 위한 대안으로 ‘청년미래적금’이 주목받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서킷브레이커 5회, 매수 사이드카 15회, 매도 사이드카는 14회 등 총 34회가 발동됐다. 상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이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26회)을 넘긴 것이다.
이런 극심한 변동성은 ‘빚투’ 투자자들에게 더 큰 충격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24일 기준 38조632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은행권의 신용대출 역시 꾸준히 증가하며 지난 23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신용대출 잔액은 108조6771억원, 마통 잔액은 43조3094억원을 보였다.
빚투 열풍의 배경에는 청년층의 구조적인 자산 형성 어려움이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제 가계 양극화 실태와 파급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순자산과 소득이 모두 하위 20%에 속한 가구 중 20~30대 비중은 지난해 15.2%로, 2020년(7.9%)의 2배 수준으로 늘었다. 청년층 취업자는 5월 기준 전년보다 25만5000명 줄며 43개월 연속 감소했다. 집값 상승세가 소득 증가 속도를 웃돌면서 근로소득만으로 자산을 형성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이런 구조에서 ‘포모’ 심리가 빚투를 부추긴다는 분석이다. 사회 진출은 늦어지는 반면 생활비 부담은 커지는 상황에서 금융 지식이 부족하고 경제 기반이 취약한 청년들이 유혹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자금 생활비 대출 연체 규모 또한 지난 2021년 192억원에서 지난해 387억원으로 두 배 이상 불었다.
역마진 감수한 은행…청년미래적금 통한 포용금융 확대 기회로
정부가 청년미래적금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도 이 맥락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반도체 호황, 주식시장 급성장이라는 눈부신 성과가 있지만 그 이면에 자산 양극화라는 그늘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며 “일자리와 소득을 통해 자산을 형성할 기회 자체가 부족한 청년 세대는 현실에서 가장 큰 소외자”라고 지적했다.
지난 22일부터 모집을 시작한 청년미래적금은 월 최대 50만원씩 3년간 납입하면 기본금리 5%에 정부 기여금(일반형 6%·우대형 12%)과 비과세 혜택을 더해 최대 단리 19.4% 효과를 내는 상품이다. 전작 청년도약계좌가 5년 만기·최대 수익률 연 9.54% 수준이었던 데서 만기를 3년으로 줄이고 기여금 비율을 높이며 단점을 보완했다. 이에 청년미래적금 첫날 신청자가 19만6000명에 달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예산을 추가 편성해서라도 2주 안에 신청한 사람은 다 받아주자”고 직접 확대를 주문하기도 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기준 청년미래적금 가입신청 인원은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 경제학과 양준석 교수는 “젊은 세대들이 저축만으로는 집을 살 돈을 모을 수가 없다는 생각으로 가상자산이나 레버리지ETF 등 위험한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안전하게 돈을 모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 교수는 “청년미래적금이 당장은 주식수익률이 좋아 큰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단기 상품도 아니고, 금융 교육의 효과 측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은행 입장에서는 3년 만기 적금 기본금리가 2%대인 시장에서 최고 8%를 제공하는 건 명백한 역마진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인터넷은행 중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유일하게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다수의 금융기관이 참여를 결정한 데는 포용금융 확대 측면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자장사를 해왔다는 비판을 넘어 청년층의 건전한 자산 형성을 지원한다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실제로 금리가 높다 보니 전화나 창구 쪽에서 청년미래적금 문의가 굉장히 많았다”며 “역마진 우려도 있으나 정부에서 청년들의 자산 형성에 기회를 주기 위해 청년미래적금을 만든 만큼 은행권 역시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계열사 우대금리 설계를 통한 고객 락인 전략도 깔려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투자증권 거래실적 3개월 이상이면 0.5%포인트, 신한카드 18개월 이상 이용 시 0.2%포인트를 추가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동양생명·ABL생명 보험료 자동이체 18회 이상 시 0.5%포인트를 얹어준다. 적금 하나로 카드·증권·보험 등 계열사 거래 실적을 끌어올리는 구조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