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에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목격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장 많이 출몰한 지역으로 중랑구가 꼽혔다. 최근 기온 상승과 함께 러브버그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시민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서울 곳곳에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목격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장 많이 출몰한 지역으로 중랑구가 꼽혔다. / 뉴스1
러브버그는 암수 한 쌍이 붙어 다니는 특성 때문에 붙여진 이름의 곤충이다. 이들은 원래 중국 남부와 일본 오키나와 등 비교적 따뜻한 지역에서 주로 서식했지만 국내에서는 2022년 이후 본격적으로 관찰되기 시작했다. 보통 6월 중순부터 7월 초 사이에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생태계에서는 낙엽과 유기물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꽃가루 수분을 돕는 역할을 해 익충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대규모로 발생하는 특성 때문에 시민들에게는 전혀 달갑지 않은 존재가 되고 있다.
실제로 차량 유리와 건물 외벽, 가로수, 의류 등에 떼를 지어 달라붙으면서 불쾌감을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운전자들은 주행 중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서울연구원이 2024년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6%가 "이로운 곤충이라도 대량 발생하면 해충처럼 느껴진다"고 답했다. 생태적 가치와 별개로 일상생활에서 체감하는 불편이 크다는 의미다.
최근 시민 제보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러브버그 출몰 지도(러브버그.com)'도 등장했다. 해당 지도에는 서울 각 지역의 목격 정보가 실시간으로 집계되고 있다.
러브버그 지도 캡처 / 러브버그 지도
지도에 따르면 중랑구(77%)는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77%의 출몰 지수를 기록했다. 중랑천 일대와 주거 밀집 지역에는 러브버그 목격 사례가 집중되고 있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관련 사진과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2위 광진구(73%) 역시 70%를 넘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강과 녹지 공간이 인접한 지역을 중심으로 목격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민원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3위 강동구(68%)에는 인근 하천과 공원 주변에서 출몰 빈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야간 조명 주변에 개체가 몰리는 현상도 관찰되고 있다.
공동 3위 노원구(68%) 역시 강동구와 같은 수준의 출몰 지수를 보였다. 특히 산지와 녹지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시민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기온 상승과 도심 열섬 현상이 러브버그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곤충은 외부 온도에 따라 활동량이 달라지는 변온동물이다. 평균 기온이 높아지면 유충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성충으로 변하는 시기가 한꺼번에 몰릴 수 있다. 여기에 콘크리트 건물이 많은 도심은 밤에도 열이 오래 남아 있어 곤충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서울 곳곳에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목격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장 많이 출몰한 지역으로 중랑구가 꼽혔다. 사진은환경부 및 소속기관 직원들이 인천 계양구 소재 계양산을 중심으로 활동중인 러브버그 성체를 제거하기 위해 송풍기와 포충망을 활용해 방제 작업을 하는 모습 / 뉴스1
국립산림과학원은 올해 러브버그 주요 활동 시기를 지난 15일부터 오는 29일까지로 분석했다. 특히 성충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점은 24일 전후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자치구들도 대응에 나섰다. 서울시는 동작구와 금천구 등을 중심으로 친환경 유인물질 포집기를 활용한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사용되는 포집기는 화학 살충제가 아닌 향기 성분을 이용한다. 꽃과 꿀, 초콜릿 등에 포함된 향 성분인 페닐아세트알데히드를 활용해 러브버그를 유인한 뒤 포집하는 방식이다.
서울시가 꽃향기를 활용한 러브버그 방제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원이 집중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설치를 확대해 개체 수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가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는 곤충은 아니지만 대량 발생 시 시민들의 불편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적절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당분간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러브버그 출몰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랑구와 광진구, 강동구, 노원구 등 출몰 지수가 높은 지역 주민들은 외출 시 의류 관리와 차량 청결에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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