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운송 등 국내 반입가 30구 2만원 넘지만 5∼6천원대 판매
산란계업계 "혈세 상당 부분 공중분해…국내보다 좁은 데서 생산된 계란"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정부가 국내 계란값 안정을 위해 오는 8월까지 외국에서 신선란 총 2억3천139만개를 수입하는 데 1천212억원의 예산을 쓴다.
2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1월부터 다음 달 초까지 미국·태국·브라질산 신선란 3천139만개 수입에 215억원을, 다음 달부터 오는 8월까지 신선란 2억개 수입에 997억원을 국고에서 지출한다.
국내 밥상 물가 안정을 위해 올해 들어 8개월 동안에만 1천200억원이 넘는 공공 재원이 투입되는 셈이다.
◇ 배보다 배꼽이 큰 수입란…2만원에 사서 6천원에 팔아
수입 신선란은 단순히 해외 현지 가격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신선도 유지를 위한 저온 유통망(콜드체인), 운송, 통관·검역, 재포장, 국내 유통·물류 등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특히 항공 운송비는 가장 큰 비용으로 꼽힌다. 가격 안정을 위해 계란을 국내에 신속하게 공급해야 할 경우 항공편을 이용하는데, 이는 해상 운송보다 비용이 수배 이상 비싸다.
산란계업계와 정부 취재를 종합하면 수입란의 국내 반입 비용은 항공 운송비와 재포장비 등을 포함해 30구 한 판 기준으로 최고 2만원대에 달한다.
정부는 계란의 시장 판매가를 낮추기 위해 운송비나 재포장 비용의 일부를 예산(공적 재원)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구체적으로 수입 원가와의 차액을 공적 재원으로 지원, 수입란 30구를 5천∼6천원 수준으로 시장에 할인 공급해 원가 이하로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대한산란계협회 김경두 전무는 "정부 발표대로 올해 2억3천만여개의 신선란을 외국에서 수입할 경우 국민 혈세의 상당 부분이 공중으로 사라지게 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이재식 축산정책국장은 "계란 공급이 부족한 상황으로, 서민 경제와 장바구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재정을 쓰는 차원"이라며 "비판할 수는 있지만, 물가 안정과 국민의 편익을 높이기 위해 세수를 일부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사육 면적 규제가 사태 유발" VS "계란 생산비에 시설비 미미"
산란계업계는 현재의 계란 가격 급등이 마리당 닭(성계) 사육 면적을 기존 0.05㎡에서 0.075㎡로 넓히는 규제 도입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한다.
업계는 2027년 9월부터 전면 시행될 이 규제가 국내 사육 수량을 33% 넘게 줄여 하루 계란 소비량(약 5천만개) 가운데 1천200만개 이상의 공급 부족을 초래할 것이라고 본다.
특히 산란계 입식 후 생산까지 약 19개월이 소요되는 특성상 현재의 계란 가격 역시 이런 규제 예고에 따른 시설 개선 및 사육 수량 감축의 여파가 선반영된 결과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산란계협회는 "정부 규제가 국내 생산량 감소와 가격 상승을 유발한 데 이어, 부족해진 물량은 국내 기준보다 훨씬 좁은 환경에서 생산된 외국산 계란으로 채우는 모순을 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농식품부는 사육 면적 규제가 계란 위생 안정과 동물복지 축산으로 전환하기 위해 2018년에 이미 도입된 필수적 조치로, 다수의 농가가 이미 정책 필요성에 공감해 시설 전환을 마친 상태라고 반박한다.
정부는 농가의 시설 개선을 돕기 위해 2024년부터 올해까지 약 3천574억원 규모의 융자와 이자 차액 보전을 지원하며 연착륙을 유도하고 있다.
또 농식품부는 계란 생산비에서 시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계란 생산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사료비(56.9%)가 가장 높으며 이어 병아리비(20.3%), 노동비(4.4%), 시설비(1.5%) 등의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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