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투자 추진을 둘러싸고 제기된 ‘기업 팔 비틀기’ 논란에 대해 “행정지도와 조성행정”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27일 엑스(X·옛 트위터)에 “세상은 흑백만으로 돼 있지 않습니다. 회색도 빨강 파랑도 있지요”라며 “국가정책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기업들 팔목 비틀어 강요하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 일도 그렇게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이 일은 정확히 말하면 정부의 용수, 전력, 용지, 인프라, 인력양성, 정주여건 구축 등 기업환경 조성과 공직자들의 설득·요청에 따라 CEO들이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해 결단한 것”이라며 “이런 건 직권남용이나 강요 지시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지도나 조성행정이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생존전략이 된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행정 목표 달성을 위해 공직자들이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한 결과”라며 “전무후무한 초대규모 지역투자 유치라는 역사적 성과는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밝혔다.
또 “이 정부 최대 성과를 만들어낸 공직자들과 국민, 국가에 유익한 결단을 해준 관계 기업인들의 사기를 고려해 자신들의 과거 행위나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도 그럴 것이라 지레짐작하며 비난·비방하지 마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은 정부가 추진 중인 호남권 제2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둘러싸고 야권이 ‘기업 투자 강요’라고 비판한 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최근 정부는 29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앞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방 투자 계획을 준비 중이다. 이 대통령은 19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25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각각 만나 투자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도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을 포함한 역대급 투자 규모가 발표될 것”이라며 “기업을 쥐어짜서 만드는 계획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연이어 올린 글에서도 호남 반도체 입지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는 “반도체산업엔 용수 외 전력, 특히 RE100 때문에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중요하다”며 “이미 수도권은 포화상태이고 재생에너지가 가장 풍부한 곳이 바로 서남해안이다. 지진 없는 안정되고 값싼 용지도 저개발 호남이 최고”라고 밝혔다.
또 투자 계획 공개 시점을 묻는 글에는 “조금 기다리시면 공식적으로 공개할 것입니다. 너무 서두르지 마시지요”라고 적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같은 날 “삼성과 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에 필수 요소인 용수가 부족한 지역에 검토도 없이 초대규모 공장 설립 계획을 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밝히며 야권의 ‘호남 용수 부족론’을 반박하기도 했다.
반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야권은 정부가 기업의 자율적 투자 결정을 사실상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정부가 총수를 압박해 투자 결정을 유도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 미르·K스포츠재단 사건과 무엇이 다르냐”고 비판했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호남 투자 구상을 ‘제2의 반도체 빅딜’이라고 규정하며 “최종 선택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해야 한다. 정부는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등도 기업 자율성 훼손과 정치적 개입 가능성을 제기하며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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